창업 활성화를 위해 중요한 정책 하나를 꼽는다면 바로 M&A거래소 설립이다.
논리는 다음과 같다. 성장과 고용의 핵심 정책은 고품질 창업이다. 창업 활성화를 위해 엔젤 투자 활성화가 필수다. 엔젤 투자는 중간 회수 시장 육성으로 확대 선순환된다. 중간 회수 시장은 결국 M&A 시장이다. 그런데 M&A 시장 활성화를 위한 뚜렷한 대안이 없다.
문제는 그동안 M&A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많은 제도 개선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결과는 기대 이하다. 앞으로도 큰 희망이 보이지 않고 있다.
M&A 활성화는 생태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판매자, 구매자, 중계자의 3요소가 임계질량을 넘어서는 일정 규모이상이 돼야 한다. 꽃과 나비와 같이 이들 생태계 구성요소들은 서로 공진화(co-evolution)한다. 이런 생태계 모델의 주춧돌 역할을 미국에서는 대규모 투자 은행들이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런 투자 은행 역할은 없다. 이론적으로 정부는 시장 플랫폼 구축과 시범 사업이라는 점에서만 그 역할이 필요하다. 바로 M&A거래소 설립이 매우 시급한 이유다.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M&A 거래소 설립의 정책적 판단이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앞선 사례 없이도 한국은 벤처기업협회 주도로 세계 최초 벤처기업 특별법을 만들어 큰 성공을 거뒀다. M&A 거래가 일반 주식 거래에 비해 특수한 점인 ‘비밀 유지’와 ‘정보의 신뢰성’은 미국의 투자 은행 역할을 벤치마킹하면 어렵지 않게 구현 가능하다. 미국의 M&A 거래 규모가 나스닥 상장 규모의 10배다. M&A 거래소 활성화를 통해 연간 수조 규모 엔젤 투자도 가능해 보인다. 반면에 설립에 따르는 리스크는 불과 수백억원 이하로 추정된다.
벤처 1.0의 코스닥에 비견할 벤처2.0의 핵심 정책이 바로 M&A거래소다. 이를 통해 혁신 국가에 필요한 대기업 시장 플랫폼과 벤처 혁신 역량이 결합하게 되므로 국가 전체의 가장 중요한 정책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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