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조명]기고/조선대 신동찬 교수

[OLED 조명]기고/조선대 신동찬 교수

 인류의 삶과 늘 같이했던 조명이 반도체 기술을 타고 새로운 ‘빛’으로 진화하고 있다. LED와 함께 바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차세대 조명의 양대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세계 OLED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해 오면서 관련 전후방산업군의 강력한 가치사슬을 구축해왔다. 전문인력의 양적·질적 수준도 세계 최고다. OLED 산업에 관한 한 기술 경쟁력과 양산 능력에서 한국과 대적할만한 경쟁자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OLED 디스플레이에 이어 조명 시장이 우리에게 새롭고 큰 기회를 가져다주고 있는 배경이다. 조명 시장은 전체 디스플레이 산업에 견줄만큼 방대한 것은 물론, 시장 주기 없이 꾸준히 성장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OLE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축적한 국내 장비·재료 산업에게도 또 하나의 성장 모멘텀이 제공되는 것이다.

 하지만 OLED 시장 선점적 지위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선 주어진 과제가 많다. 전통 조명 시장의 선두 주자인 필립스·오스람·GE 등을 제칠 수 있는 호기도 되지만,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세계 최고의 양산 기술과 능력을 보유한 한국이 겨우 조명용 OLED 부품 생산국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명 세트 제품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디자인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OLED 조명은 기본적으로 얇고 휠 수 있는 대면적의 장점을 지녀 고품격 디자인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단순히 불을 밝히는 도구에서 나아가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OLED 시장에서는 우리가 앞섰지만 조명화 기술 개발에서는 미국·일본·유럽 등에 한참 뒤져있다. 다만 최근 들어 국내 연구소와 기업들이 OLED 조명 셋트 개발에 속속 나서면서 근래 들어 격차를 줄이고 있는 점은 안도할만하다.

 OLED 조명 분야에서 선진국의 원천 특허도 부담이다. 보다 적극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제품 특허를 선점, 추후 특허 분쟁에서 열세를 만회할 기회가 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표준화와 KS 규격 제정 등 제도 정비 작업도 시급하다. 이미 우리나라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조명기술위원회인 TC34 산하 OLED 조명 표준화 워킹그룹에서 의장국 자리를 확보했다. 향후 세계 표준화 논의 과정에서 국내 업계의 의견이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보다 활발한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

 OLED 조명이라는 새로운 성장 산업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시장 초기 보급 지원사업도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로선 LED와 마찬가지로 OLED 조명도 기존 등기구보다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밖에 OLED 패널 산업에 인력 수요가 집중된 탓에 조명 전문 인력 양성 문제도 심각하다. 한국이 OLED 조명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는 바로 지금 찾아왔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신동찬(조선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dcshin@Chosun.ac.kr

[OLED 조명]기고/조선대 신동찬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