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이종목]팹리스 성장의 시험대, 이미지스테크놀로지

 스마트폰 등장 이후 국내 휴대폰 팹리스업체들이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그간 휴대폰 산업에서 카메라모듈, 화질개선칩, 터치패널 등으로 성과를 거뒀던 팹리스들이 제조사들의 원칩화 등으로 설자리가 좁아진 것이다.

 한때 휴대폰 시장에서 햅틱칩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이미지스테크놀로지(대표 김정철)도 아직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회사 주가는 지난 5일 기록했던 52주 최저가 2635원에서 회복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지난해 11월 1일 기록했던 1만1600원 대비 괴리가 큰 상황이다. 최근 시가총액 290억원은 이 회사 현금보유에 불과한 수준이다. 그야말로 청산가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회사 주가가 연초이후 하락세를 보인 것은 상반기 실적 하락 때문이다. 이미지스는 상반기 매출 70억원, 영업이익 13억원을 거뒀다. 전년 상반기 대비 매출이 10억원가량 하락했다. 회사 측은 상반기 매출 감소 원인에 대해 “전체 매출 가운데 70%를 차지하는 햅틱칩 단가하락과 구매처 다변화에 따른 물량감소 때문”이라고 밝혔다.

 햅틱칩에 이어 매출 비중이 높은 터치칩 역시 시장에서 입지가 약화됐다. 올해 전체 실적도 지난해 수준을 넘어서지 못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매출 감소 영향은 하반기에도 큰 변화가 없다”며 “올해 전체적으로 매출 170억원, 영업이익 2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 186억원, 영업이익 26억원 대비 각각 8.6%, 11.5% 감소한 수치다. 매출이 햅틱칩과 삼성전자에 집중된 점도 미래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회사 측은 내년에는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에 한정됐던 거래처를 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6월 일본 후지쯔에 햅틱 공급자로 선정된 데 이어 중국과 대만 등지로 시장을 넓힌다. 공급 대상 제품도 스마트폰, 스마트패드에 그치지 않고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 등으로 확대한다. 내년 스마트가전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다.

 제품군도 부분 진동이 가능한 신제품 햅틱칩을 비롯해 터치칩, 2차전지와 에너지저장장치 등에 탑재할 에너지 절감 칩 등도 내놓을 방침이다. 이럴 경우 그간 취약점으로 지적되던 제품과 매출 집중도가 다소 해소될 전망이다.

 구자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 “2세대 햅틱칩과 정전용량 방식 터치칩 등이 내년 초 개발 완료될 예정”이라며 “신제품 개발에 성공하면 회사 리스크 요인인 성장성에 대한 우려도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스테크놀로지 4주간 주가추이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