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식품회사들이 공급가를 무더기로 올린 가운데 편의점의 일부 값싼 자체상표(PB) 제품이 판매량 등에서 유수의 브랜드 상품을 앞서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편의점 업계가 PB 마케팅에 주력하면서 `편의점은 이용하기 편리하지만 값은 비싸다`는 인식이 무색할 정도로 편의점 PB 상품들은 업계 대표 제품보다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에서는 아이스크림 강자인 빙그레 `메로나`가 7월부터 PB 아이스바에 판매량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달은 26일까지 메로나 판매량은 25만개였지만 PB 아이스바는 35만개가 팔려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이는 빙그레가 5월부터 메로나 편의점 판매가격을 700원에서 900원으로 올린 반면 세븐일레븐은 같은 달 500원짜리 PB 제품이 기존 바닐라, 딸기맛 외에 초코맛을 늘리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기 때문이다.
생수 품목에서도 기존의 판매량 1위 `제주 삼다수`(500㎖)가 6월 850원으로 가격을 인상한 이후 같은 용량의 PB 제품에 밀리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PB 상품과 삼다수는 6∼8월 보합세를 보이다 9월 드디어 매출이 역전됐고, 지난달에도 PB 제품은 42만개가 팔려 33만개 판매된 삼다수를 재차 눌렀다.
과자류에서도 세븐일레븐은 "올해 기존 상품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PB 과자류 매출이 작년보다 2배 가까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GS25에서도 PB 제품의 인기가 높다.
GS25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생수(2ℓ) 품목에서 판매량 1위는 PB 제품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PB 제품은 가격이 1천원으로 삼다수(1천550원), 강원 평창수(1천200원), 아이시스(1천200원)보다 저렴하다.
GS25 관계자는 "PB 제품은 삼다수와 강원 평창수보다 각각 50.2%, 128.1%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보광 훼미리마트에서도 7월 아이스크림 품목에서 팥빙수 PB 상품이 메로나를 제치고 월드콘에 이어 판매실적 2위를 차지했다.
PB 과자 상품인 왕소라 스낵은 2005년 출시 후 9개월 만에 새우깡에 이어 과자류 2위에 진입해 현재도 꾸준히 상위 5위 안을 유지하고 있다.
훼미리마트 관계자는 "왕소라스낵은 가격은 1천원이지만 용량이 158g으로 오징어집(600원/55g), 자갈치스낵(600원/60g), 매운 새우깡(900원/90g)에 비해 가격 대비 용량이 커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