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출범한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가 운영된 지 만 2년이 돼간다. 오는 9일이면 위원회 1기 일정이 공식적으로 마무리된다.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는 출범 당시 여러 부처에 분산된 정보화 관련 정책을 총괄하거나 조정하는 국가정보화 콘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됐다. 이를 위해 기존 국무총리 소속 정보화추진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승격시킨 것이다.
위원회가 출범, 운영된 지 2년이 됐지만 여전히 공공 정보화는 산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동일 대상의, 동일 내용의 정보시스템들도 각 부처별로 구축돼 상호운용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 공공 정보시스템의 데이터 표준은 물론, 데이터 정합성에서도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위원회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이처럼 위원회가 콘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이유는 자체적으로 부처 예산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공공기관 정보화를 조율할 수 있는 힘이 없다. 이 힘은 모두 기획재정부가 갖고 있다.
1기 위원회는 그동안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 워크’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렸다. 스마트 교육, 스마트 헬스 등에 대해 전략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미 교육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가족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이다. 일각에서는 위원회가 정부부처가 다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올려놓으려 한다는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오는 10일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2기가 출범한다. 2기 국가정보화전략위원장도 곧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현재는 박정호 고려대학교 교수가 내정된 상태다. 2기 위원들도 선임된다. 많은 이들이 2기 위원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1기와는 분명 다를 것이라는 희망도 갖고 있다.
무엇보다 국가 정보화라는 큰 틀에서 부처 정보시스템 간 상호운용성 체계가 시급하다. 부처 간 협업 체계도 필요하다. 전자정부 등 대국민 정보서비스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는 방안이다. 중복 사업으로 인한 예산 낭비도 막아야 한다. 위원장을 비롯해 모든 위원들은 머리를 맞대고 국민을 위한 2기 위원회 추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더 이상 위원회 내부 갈등도 없어야 한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