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출근할 때 집에서 사용하는 전기에너지량과 전기요금을 체크하는 습관이 생겼다. 스마트폰으로 원격검침인프라(AMI)에서 얻은 정보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전 ICT운영센터에서 시범으로 이 서비스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에너지 사용량 점검에서 이제는 여러 가전제품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아끼는 행동양식으로 서서히 바뀌고 있다. 내년부터는 이런 서비스를 일부 방송사 TV자막을 통해 제공한다니 에너지절감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진작부터 이런 서비스가 있었다면 지난 겨울 누진제 적용으로 ‘요금폭탄’을 맞은 가정 수를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실시간 정보 제공은 가정의 디지털 전력량계를 통해 얻는 냉장고·TV·전열기기 등 사용량과 AMI PLC모뎀 간 양방향 통신 덕분에 가능하다. 이 기술을 응용하면 도로변 변압기 과부하 상태나 전력선 단선 등도 감시할 수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이나 기존 상용통신망 보급이 더딘 국가에서 PLC기술을 이용하면 전력을 훔치는 도전행위를 탐지하고 인프라 구축비용을 줄인 인터넷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개방주파수를 사용하는 여타의 통신방식으로는 간섭이 많아 이 같은 기능을 구현하기엔 한계가 있다. 그래서 고속 PLC 기반 AMI는 우리만이 가진 특별한 기술이다.
최근 ITU-T 통계에 따르면 세계 가입자 통신망 보급률은 아직까지 12% 내외에 불과하지만 전력보급률은 85%이상이다. 전력 기반은 갖춰져 있는데 ICT는 아직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거나, 활용에 무지하다는 말이다. 그만큼 우리 전력 ICT의 해외 시장경쟁력을 보다 강화해야 할 때라고 판단된다.
넓은 지역을 커버하는 간선망 구간은 와이브로 등 무선망을 사용하고 댁내 등 가입자 구간은 PLC 기술을 적용해 현지 환경과 인프라에 응용한다면 해외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해외시장에 내놓기에는 부족한 점도 많다. 날로 증가하는 사이버테러가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AMI시스템을 공격하면 전력량계와 가전기기 등을 마비시키거나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어 국제 수준의 보안기술이 절실하다. AMI분야 ICT 기자재업체에 국제 표준 시험인증체계 등을 제공해 기술개발·상용화·기술 수출 등을 지원하는 공생발전 정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결국 이질적 기술이라 하더라도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국내 ICT솔루션과 전력사업을 결합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창조하고 발굴하려는 노력도 중요한 시점이다. 스마트그리드를 선점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강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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