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긴 침묵을 깨고 스마트폰 시장 대반격에 나섰다. 반격 카드는 4세대(G) 이동통신 롱텀에벌루션(LTE) 스마트폰이다. 3G에서는 뒤졌지만 4G에서는 앞서간다는 전략이다. LG전자 자신감은 경쟁사보다 앞선 기술력과 특허파워에서 나온다. 최근 해외 조사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 LG전자 LTE 특허 경쟁력을 2회에 걸쳐 점검한다.
지난 2008년 12월, 안양 LG전자 차세대통신연구소에서 ‘와~’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LTE 통신칩이 1년6개월의 산고 끝에 탄생했기 때문이다. 세계 유수기업이 도전했지만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이룬 쾌거였다.
2009년 10월, 안양 차세대통신연구소에서는 또 다른 진풍경이 벌어졌다. LTE 통신칩이 장착된 ‘LTE 시험용 단말’을 구입하려는 글로벌 통신업체 관계자들이 속속 몰려들었다. 당시 LTE칩을 만들어 본 기업은 LG전자가 유일했기 때문이다. LG 시험용 단말이 전 세계 유수업체 LTE 기지국과 테스터 장비 개발에 활용됐다. LTE 에코시스템(생태계)은 이 때부터 시작된 셈이다.
올해 9월, LG전자는 새삼 LTE 특허로 주목받았다. 미국 포브스가 가치있는 LTE 특허 1400여개 가운데 LG전자가 가장 많은 23%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특허가치만 79억달러(9조원)에 달했다.
LG전자가 LTE 스마트폰 대표주자를 선언한 자심감은 이 같은 준비된 개발력과 특허 리더십에서 비롯됐다.
LG전자가 LTE 통신칩 개발에 착수한 것은 2007년 초반이다. LTE 시장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 이미 5년여 전부터 준비했다.
LG전자는 2007년 2월 3GSM 월드콩그레스에 LTE 프로토타입 단말을 선보이며 ‘LTE 시대’ 개막을 예고했다. 이후 LTE시장 선점을 위해 2007년부터 현재까지 연인원 250여명의 개발자를 투입했다. 누적연구비도 1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집중적인 투자는 LTE 글로벌 리더십 확보로 이어졌다. 2008년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하향 60Mbps급 전송속도를 시연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실제 사용환경에서 기지국 경계를 넘나들면서(핸드오버) LTE 통화에 성공하는 쾌거도 이뤘다.
2009년에는 LTE-CDMA, LTE-WCDMA 듀얼모드 상용 솔루션을 개발, 세계 어느 사업자도 LTE서비스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2009년 12월에는 RF가 통합된 LTE 통신칩 역시 세계 최초로 개발, 2010년 처음으로 상용 단말을 출시했다.
지난해 ‘CES 2010’에서 세계 최고 LTE 속도를 시연하면서 업계를 다시 깜짝 놀라게 했다. 미국 AT&T, 일본 NTT도코모 등에 LTE 모뎀을 단독 공급하면서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올해에도 ‘세계 최초’ 타이틀을 추가했다. 지난 2월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4G LTE망으로 음성·영상통화를 처음으로 시연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에는 북미시장에 첫 LTE 스마트폰 ‘레볼루션’을 선보였다. 지난 달에는 LTE 기술력이 집약된 스마트폰 신제품 ‘옵티머스 LTE’가 출시돼 시장의 반향을 얻고 있다.
이성주 특허센터 MC특허그룹 부장은 “앞선 기술 개발은 바로 특허 출원으로 이어졌다”며 “포브스 조사에서 가장 가치있는 특허 1위 기업이 된 것도 이 같은 적극적인 특허 대응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LG전자가 LTE 기술을 선점하면서 4G 통신에서는 미국 퀄컴의 지배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조성은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4G LTE 지원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 초기 주도권이 돋보이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LG전자를 LTE 최선호주로 꼽았다.
김장환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LTE 서비스 개시와 함께 LG전자에 또 한 번의 재도전 기회가 생겼다”며 “LG전자는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인 LTE 서비스에서 세계 최다특허를 보유해 신규 LTE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