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승호 수퍼하이터치 대표 “IT로 세계 기아 문제 해결”

탁승호 수퍼하이터치 대표
탁승호 수퍼하이터치 대표

 “세계 인구가 70억명을 돌파했는데 이중 1%가 절대기아에 놓여 있습니다. 하루에 5만명 정도가 먹을 것이 없어 굶어죽고 있지만 세계 각국에서 생산하는 식품 중 약 4%가 유통기한을 넘겼다는 이유로 폐기되고 있습니다. IT로 식품 생산과 유통시스템을 개선하면 식품 폐기율을 1%로 줄일 수 있습니다. 식품 폐기율을 줄여 푸드뱅크 등 국제기구에 전달하면 수많은 사람을 기아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탁승호 수퍼하이터치 대표가 IT로 21세기판 ‘오병이어(五餠二魚)’에 도전하고 있다. 오병이어는 예수가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수많은 사람을 배불리 먹였다는 성경속 일화다.

 탁 대표는 “지난 수 십년간 식품 생산·유통 바코드를 판매해왔지만 유통기한 만료에 따른 식품 폐기율이 4~20%에 달하는 등 엄청난 양의 식품이 버려지고 있다”면서 “이런 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바코드가 제조일자와 유통기한을 식별하지 못하는 근원적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식품제조업체가 유통기한을 넘긴 식품 폐기를 막기 위해 공급망(SCM)과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 같은 첨단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탁 대표는 바코드가 가진 이런 단점을 극복해 지난 2000년 타임바코드라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 세계 70개국에 특허를 등록했다. 기존 바코드에 제조일자와 유통기한을 알 수 있는 정보를 추가한 타임바코드는 유통기한 만료에 따른 음식 폐기를 줄일 수 있다. 기존 POS와 완전 호환하기 때문에 하드웨어를 추가하거나 시스템을 교체하는 번거로움과 비용 발생도 없다.

 탁 대표는 IT를 통한 세계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8년 국제기아대책기구와 손잡고 아프리카와 동남아 일부 국가에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탁 대표는 “타임바코드를 식품 매장에 적용하면 유통기한 만료 식품 폐기 감소 이외에도 경과시간별 할인판매가 가능해 소비자와 제조사도 이익”이라면서 “지난해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식품 경과시간별 할인판매 소비자 선호도 조사와 식품제조업체 및 유통업체을 대상으로 기초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1996년부터 1998년까지 서울시 버스·지하철 호환 교통카드 등을 개발한 탁 대표는 1999년 수퍼하이터치를 설립, 타임바코드 관련 특허 5건 등 30여건의 국제특허를 바탕으로 기술수출에 나서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