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PC 성능 부럽지 않는 스마트폰이 속속 출시될 전망이다.
CPU 성능에 필적한 쿼드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올해부터 출시되기 때문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를 시작으로 퀄컴·TI·삼성전자·프리스케일 등 AP 업체들이 잇따라 쿼드코어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선보이기 위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스타트를 끊은 것은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세계 최초의 쿼드코어 AP인 ‘테그라3(코드명 칼 엘)’를 최근 양산했다. 테그라3는 아수스의 스마트패드에 채택, 이달 중순께 출시된다.
이어 퀄컴은 내년 상반기 28나노 공정으로 쿼드코어 스냅드래곤을 양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TI도 내년 쿼드코어 AP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ARM의 코텍스 A-15을 채택한 오맵5를 연내 출시하겠다고 올 초 밝힌 바 있다. 오맵5 출시는 예정대로 진행됐으나, 첫 제품은 예상과 달리 쿼드가 아닌 듀얼코어였다. 쿼드코어는 내년 초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쿼드코어를 준비 중이다.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쿼드코어를 준비하고 있고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복수의 삼성전자 관계자는 “쿼드코어는 다른 기업들과 비슷한 시기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년 초에는 삼성전자 쿼드코어가 출시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쿼드코어 경쟁이 시작된 이유는 코어가 많아질 수록 성능을 높이면서도 전력소모를 줄일 수 있어서다.
현재 AP업체들이 준비 중인 쿼드코어 제품들은 대부분 ARM의 코텍스-A9을 코어로 사용한다.
듀얼코어에서는 1.4~1.5㎓의 성능을 냈으나, 쿼드코어 제품들은 2.5㎓까지 성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듀얼코어보다 성능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를 스마트폰에 적용하면 3D 기능은 물론이고 PC게임 수준의 게임도 가능하다.
코텍스 A-15 기반의 쿼드코어까지 나오게 되면 PC용으로 사용하기에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PC는 물론이고 웹서버에도 사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HP가 이를 검토 중이다.
코텍스 A15부터는 윈도 OS와 PC에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전망은 내년부터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AP업체들은 윈도 8 기반의 스마트패드나 PC 시장에도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섭 ARM코리아 사장은 “1㎓ 코어가 4개 들어간다고 해서 4㎓가 나오는 것은 아니고 2~2.5㎓의 성능은 낼 것으로 본다”며 “기업마다 코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측정은 어렵지만 코어를 늘리면 저전력과 고성능을 모두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해설
쿼드코어:연산기능을 수행하는 핵심논리회로가 4개인 제품. 일반적인 프로세서는 하나의 코어를 내장하며 듀얼코어는 2개, 쿼드코어는 4개, 옥타코어는 8개를 사용한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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