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기름값을 아낄 수 있는 알뜰주유소가 12월 문을 연다. 인하 효과는 리터당 70~100원 사이일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500곳에 설치를 시작해 2015년에는 전국 주유소 중 10%는 알뜰주유소가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지식경제부는 이 같은 내용의 알뜰주유소 추진계획을 3일 발표했다. 알뜰주유소는 국내 정유사에서 석유제품을 저가에 공동 구매한다. 공급은 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가 맡는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기름은 운전자가 직접 넣어야 하고 사은품이나 세차 서비스는 없다.
지경부는 알뜰주유소를 기존 자가폴 주유소·농협 주유소·고속도로 주유소·사회공헌형 주유소 등 4가지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지경부는 이를 위해 자가폴 주유소 협의회에 가입한 50여개 주유소를 알뜰주유소로 전환하기로 했다. 기존에 알뜰주유소 형태로 운영 중인 300여개 농협 NH주유소 외에 국내 정유사와 공급 계약을 맺고 있는 200여 농협주유소도 점차 NH주유소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는 167개 주유소도 순차적으로 알뜰주유소로 변경할 예정이다. 사회공헌형 주유소는 에너지 기업이 올해 말 서민 및 소외 지역 위주로 설립하기로 했다.
지경부는 알뜰주유소 활성화를 위해 캐노피·폴 등의 디자인을 바꾸거나 새로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도 부담할 계획이다. 전체 비용의 70%인 2300만원 한도다. 셀프 주유기 설치비용은 소상공인자금에서 주유소당 5000만원까지 총 4450억원을 지원한다. 석유품질 보증프로그램 가입비용도 기존 연간 480만원에서 540만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주유소 사업자 부담은 120만원에서 60만원으로 줄어들게 됐다.
지경부는 기존 주유할인카드에 비해 할인 폭이 늘어난 알뜰주유소 특화카드 출시도 검토하기로 했다. 안정적 수요 확보를 위해 공공기관과 공기업이 의무적으로 알뜰주유소를 이용하도록 하고 이를 기관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앞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 자동차 보급 확대에 따라 전기 충전소 설립 지원을 알뜰주유소와 연계하는 ‘중장기 종합에너지 판매소전략’도 구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유소 업계는 찬반양론이 대립하는 형국이다. 정부가 일부 주유소에만 국민 세금으로 시설개선 비용을 포함해 3000만원을 지원하는 것과 공적 기능을 가진 두 기관이 민간 사업영역에 참여한다는 점에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반면에 대규모 공급자가 늘어나 기존 정유4사의 독과점 공급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면에서 일부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