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후 4개월간 대 EU수출은 5.5% 줄어들고 수입은 22% 늘어 무역수지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동차, 석유제품 등 FTA 혜택품목은 큰 폭으로 수출이 늘었고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품목도 FTA 수혜를 누렸다.
3일 관세청에 따르면 한-EU FTA가 발효된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간 우리나라의 대 EU 수출은 168억8천만달러, 수입은 158억1천만달러로 10억7천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규모는 작년 같은 기간 49억1천만달러에서 10억7천만달러로 4분의 1 줄어든 것이다.
관세청은 이에 대해 작년 동기 40억6천만달러에 달했던 선박 수출이 19억3천만달러로 감소한데다 항공기 수입이 7천만달러에서 7억7천만달러로 10배 이상 늘어나 수출감소, 수입증가의 현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관세청은 "선박과 항공기는 관세인하 혜택이 없는 품목"이라며 "선박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로 발주량이 감소했던 2009년 수주물량의 인도시점이 도래했고 항공기는 EU에서 3대가 수입돼 전반적인 무역수지 악화의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FTA를 통해 관세 감면을 받게 된 자동차(91%), 차 부품(20%), 석유제품(87%) 등은 모두 높은 수출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202개 수출품목 가운데 137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 FTA효과가 전체 사업에 파급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수출액이 크지 않지만 금형(172%), 금속공작기계(134%), 조립식 완구(112%), 축산가공품(440%) 등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품목의 수출이 크게 늘었다.
수입이 증가한 품목은 자동차(24%), 차 부품(18%), 기계(25%), 사무기기(1,624%), 육류(148%) 등이다.
FTA 수혜품목만 놓고 보면 수출은 7.4% 늘어난 133억달러, 수입은 16% 증가한 108억6천만달러로 24억4천만달러의 흑자를 냈다.
관세청 관계자는 "EU의 재정위기에 따른 소비감소로 반도체(-44%), 무선통신기기(-44%), 평판디스플레이(-39%) 등의 수출이 타격을 받았다"면서 "그나마 FTA가 무역수지 흑자기조 유지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