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3일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신규사업 강화를 위해 유증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며 “조달 규모는 1조원 정도며 현금 유동성 문제가 아니라 신성장 산업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유상증자 시기는 아직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주 발행 주간사는 우리투자증권(옛 LG투자증권)이 유력하다. LG전자가 유상증자를 하는 것은 지난 2000년 12월(5440억원 규모) 이후 처음이다.
유상증자는 제3자 배정 방식이 아닌 기존 주주우선배주 방식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말 기준 LG전자 5% 이상 주주는 LG(34.8%), 국민연금공단(6.05%)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5% 미만 주주들로 구성돼 있다. 발행할 신주 규모는 1600만주 정도로 현 발행주식 수의 10% 수준이다.
LG전자는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는 회사채 발행 등의 방식도 있지만 사업 투자는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증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조달된 자금은 업황이 좋지 않은 모바일 부문에 집중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수처리 등 신산업도 주요 투자대상처로 꼽힌다.
LG전자 유상증자 소식은 외신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처음 알려졌다. LG전자 유상증자 소문이 돌면서 LG전자뿐만 아니라 LG,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 전체 주가가 대부분 하락했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LG전자는 세부 내용에 대한 입장을 공식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한국거래소는 회사에 조회공시 답변을 요구한 상태로 LG전자는 오후 6시 내용을 정리해 공개할 예정이다.
LG의 이날 주가는 LG전자의 주가가 전일보다 9800원(13.73%) 하락한 6만1600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LG디스플레이가 1450원(6.32%) 하락한 2만1500원, 지주사인 LG가 6100원(9.89%) 하락한 5만5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이노텍과 LG화학 역시 각각 4.46%와 4.31% 하락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