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4S 국내 판매 가격이 미국, 일본 등 해외에 비해 최고 165%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이 한국에 아이폰4S를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공급,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이 고조됐다.
KT는 3일 오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아이폰4S를 2년 약정 월 4만5000원 요금제 가입 시 26만4000원(16GB), 39만6000원(32GB), 52만8000원(64GB)에 각각 판매한다고 공지했다. SK텔레콤도 애플과 막바지 가격을 조율 중이지만 이와 비슷한 가격에 국내 시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미 아이폰4S 판매에 돌입한 일본보다 무려 165%나 비싼 가격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일본 소프트뱅크와 KDDI는 2년 약정 가입 시 16GB 모델은 아예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KDDI의 32GB 모델은 KT보다 165%나 저렴한 14만9640원(1만320엔)에 판매한다. 소프트뱅크는 기존 아이폰3G 이용자가 아이폰4S로 교체하면 남은 할부금을 면제해 추가 할인혜택까지 제공한다.
버라이즌, AT&T 등 미국 통신사업자도 한국보다 16~17% 싼 가격에 판매한다. 애플의 권장소비자 가격에 맞춰 2년 약정 시 199달러(16GB), 299달러(32GB), 399달러(64GB)다. KT보다 모델별로 3만8000~7만1000원 싼 편이다.
애플은 이에 대해 아이폰4S 판매가는 통신사마다 적용하는 요금제가 다르고, 판매 보조금·할인 등 마케팅 전략이 달라 조금씩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는 판매가가 일본의 2.5배에 달하면서 한국에서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됐다고 비판했다.
국내 통신업체 한 임원은 “애플이 일본, 미국, 중국 등의 통신사업자에 아이폰4S를 대당 299달러나 399달러에 제공하지만 한국 사업자에는 두 배 이상 많은 70만원 이상의 가격을 요구해 관철시킨 상황”이라며 “국내 시장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보증 물량 규모가 작기 때문에 협상에 불리한 약점을 애플이 적절히 이용하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애초 비싼 가격에 공급받는 국내 통신사가 일본, 미국 사업자와 비슷한 소비자가를 책정하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애플이 아이폰 판매로 30% 안팎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것도 한국 등 전략 국가에서 너무 비싼 가격에 판매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애플은 한국에서 아이폰3GS와 아이폰4를 370만대 가까이 팔아 3조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이 가운데 1조원가량이 고스란히 영업이익으로 잡힌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4부터 KT와 SK텔레콤이 출시 경쟁을 벌이면서 애플의 높은 개런티 물량과 공급가를 비이성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도 있다”며 “국내 통신사가 협상력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KT는 이날 아이폰4S 가격 취재가 시작되자 “애플과 아직 가격협상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확정되지 않은 정보가 실수로 게시된 것이고 가격 정보 없이 예약판매가 시작될 수도 있다”며 공식 블로그에 소개된 가격 정보를 삭제했다.
〃 아이폰4S 국가별 가격
※ 2년 약정기준. 환율 : 1달러=1133원, 100엔=1450원 적용. KT는 추정 가격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
미국, 일본 등 해외에 비해 최고 165%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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