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LG전자 1조 대규모 유상증자... 실탄조기 확보 차원

 LG전자가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회사측은 안정적 투자재원을 미리 확보하는 한편, 스마트폰 등 주력산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일 LG전자는 여의도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어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실권주는 다시 일반 공모를 거치게 되며, 총 1조621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게 골자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는 1900만주며, 증자비율은 11.7%다. 신주 발행 예정가는 5만5900원이다. 배정 기준일은 11월 19일이며, 신주는 내년 1월 9일 상장 예정이다. 신주발행 주간사는 우리투자증권이 맡았다.

 LG전자는 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가운데 6385억원은 시설자금으로 이용하고, 4235억원은 연구개발(R&D)투자용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LTE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폰 경쟁력 확보에 집중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하이닉스 인수전 참여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주력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증자를 결정했다”며 “특히 스마트폰 등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 회사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와 인재 확보도 꾸준히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가 자금조달을 위해 회사채 발행이 아닌 증자를 결정한 것은 최근 신용등급 하락 등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본원적 사업 투자인 만큼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증자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일부에서 제기되는 유동성 문제는 전혀 아니라고 못박았다. 3분기말 기준 2조7000억원 규모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증자 이후 각각 37.9%, 47.9%의 지분을 갖고 있는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의 증자에 다시 참여할 수 있다는 추측에 대해서도 전혀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대규모 유상증자 소식이 전해지며 이날 LG 계열사 주가가 일제히 추락했다. LG전자가 9800원(13.73%) 하락한 6만1600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 LG디스플레이가 1450원(6.32%) 하락한 2만1500원, 지주사인 LG가 6100원(9.89%) 하락한 5만5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이노텍과 LG화학 역시 각각 4.46%와 4.31% 하락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