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매각명령 임박‥론스타 "6개월 달라"

정부에 의견서 전달‥`조건없는 강제매각` 주장

하나금융 "짧을수록 유리" 가격협상 착수할 듯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이봉석 홍정규 기자 = 외환은행 대주주 지위를 잃은 론스타 펀드(KEB-LSF 홀딩스)에 대한 외환은행 지분 매각명령이 임박했다.

론스타는 매각명령권을 행사하는 우리 정부에 "명령 이행기간을 최대한 길게 달라"는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8일 "론스타 본사로부터 외환은행 지분 매각명령에 대한 의견서를 받았다"며 "곧 임시회의를 열어 매각명령을 내리겠지만, 당장 오늘은 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의 다른 관계자도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의 유죄판결이 확정된 이후 지금까지 정해진 절차를 밟았다"며 "매각명령은 법률적 판단이 필요해 좀 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앞서 지난달 31일 론스타가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잃었다는 점을 확인, 은행법에 따라 외환은행 지분 51.09% 가운데 10%를 초과한 41.09%에 대해 매각명령을 내리겠다고 론스타에 사전 통지했다.

금융위의 사전 통지에 대해 론스타는 최근 매각명령의 당위성을 인정하면서 명령 이행기간으로 법정 한도인 6개월이 부과돼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론스타 측 관계자는 "지분 매각명령을 이행할 기간을 최대한 많이 달라는 내용이 의견서에 담겼다"고 말했다.

론스타가 이행기간을 최대한 길게 잡으려는 것은 조만간 금융위가 매각명령을 내리면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지분 매매가격의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매각명령 이행기간을 넉넉히 잡으면 이달 말 하나금융과의 외환은행 지분 매매계약이 종료되더라도 계약을 연장하면서 다른 매수자를 찾는 등의 방식으로 협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

하나금융 입장은 론스타와 정반대다. 하나금융의 고위 관계자는 "명령 이행기간이 짧을수록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행기간이 짧아야 매매계약을 유지하면서도 강제매각을 이유로 경영권 프리미엄 삭감과 매매가격 인하를 압박할 수 있고, 나중에 금융위가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할 때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셈법에서다.

매각명령이 사실상 확정적인 만큼 관심은 론스타가 매각명령을 이행하는 방식에 맞춰졌다.

금융위는 이와 관련해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지분 매각방식까지 정하기엔 현행법상 어렵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어서 `조건 없는 매각명령`만 내려질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론스타는 의견서에서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것(외환은행 매매계약)을 승인해주는 게 지분 매각명령의 방식에 포함된다"는 논리를 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부 정치권과 외환은행 노조 등은 매각명령에 징벌적 성격을 넣어 하나금융의 인수를 저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하루 사실상 파업을 벌여 금융위에 이를 촉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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