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제일모직·효성·애경 등 전통적으로 경쟁해왔던 회사들이 차세대 멤브레인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뭉쳤다는 것은 우리 산업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참여 기업들이 서로를 잘 알고 있고 손발이 맞기 때문에 사업화 속도는 더 빨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노환권 단장은 다기능성 고분자 멤브레인 소재 사업단의 차별점을 단 두 마디로 정리했다.
경쟁사들이 모인 만큼 다양한 이견을 조율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이야기가 잘 통하고 상대를 아는 장점도 있는 셈이다.
노 단장은 지금까지 이 같은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기술개발 속도가 갈수록 빨라질 것으로 확신했다. 이어 중장기 과제를 더욱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연구 기획에 좀 더 많은 시간과 투자를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다수 기업이 고작 6개월 내에 중장기 연구개발 과제를 기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를 내다본 장기 연구개발을 진행할 수 있는 인프라가 취약하고 사업 유연성이 떨어지는 점도 정부와 업계가 함께 해결해야 할 숙제다.
“시장 상황은 날로 변하는데 국책 과제가 진행되면 바꾸기 힘든 측면이 있습니다. WPM 사업처럼 긴 안목으로 추진하는 과제는 단기 과제 성과를 관리하던 관행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대부분 WPM 사업단이 매년 정부에 성과를 보고하기 위해 서류작업 전담 인력을 배치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비효율성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10~15년짜리 장기 과제를 통상 5년마다 점검하되 한층 꼼꼼하게 중간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