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분실했다고 허위 신고한 뒤 보상은 보상대로 받고, 단말기는 해외로 빼돌린 전문 폰테크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9일 스마트폰 분실보험을 악용해 100대가 넘는 단말기를 보상받아 내다 판 혐의(사기)로 강모(32)씨와 휴대전화 대리점 주인 이모(44)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허위로 분실신고를 하고 새로 받은 스마트폰을 이들에게 넘긴 정모(32)씨 등 66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하고 장물업자인 홍콩인 J씨 등 6명을 지명수배했다.
연합뉴스 등 주요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스마트폰 보험사기 총책인 강씨 등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돈이 궁한 대학생이나 중국인 유학생 등의 명의로 스마트폰을 개통한 뒤, 이를 분실했다고 거짓 신고하고 보험회사에 분실보험에 따른 보상을 청구하는 수법으로 새 단말기 128대(시가 약 1억원 상당)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강씨 등은 스마트폰 명의자에게 20만~50만원을 주고 보상 단말기를 사들인 뒤, 홍콩인 J씨 등에게 100만원 넘게 되팔아 차익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J씨 등 해외 장물업자를 통해 외국으로 밀수출 된 단말기는 국내에서는 분실신고된 스마트폰이지만, 중국에서는 유심칩만 바꿔 끼운 채 사용됐다. 또한 이들은 국내 체류중인 중국유학생들을 상대로 스마트폰을 개통시키고, 이들이 보상받은 새 스마트폰은 대당 20~30만원에 재매입해 국내 체류 파키스탄 무역업자에 판매하기도 했다.
이들은 스마트폰을 한 번에 두 대씩 개통하고 거의 사용하지 않은채 2~3일 만에 분실신고를 한 점을 수상히 여긴 보험회사의 수사 의뢰로 결국 덜미가 잡혔다.
특히 이들은 가입자 1인당 1년에 스마트폰을 2대까지 개통할 수 있고 분실신고도 2회까지 할 수 있어 결국 1인당 최대 6대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현행 업계 정책을 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폰테크`라는 이름으로 스마트폰 보험사기가 널리 퍼지면서 보험료와 자기부담금이 1년 사이에 배 이상 올랐다"며 "분실이나 도난 신고가 진짜인지 확인하기 위해 보험사와 통신사가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또한 현재 인터넷 중고 휴대전화 거래사이트 등을 통해 스마트폰 분실보험을 악용해 돈을 버는 속칭 ‘폰테크’에 대한 소문이 돌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수사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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