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정보화 사업 `적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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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정보화사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줄어온 정보화사업 예산이 내년에 또 반토막 난다. 이대로라면 경기도는 기존 정보화 인프라 유지·보수만하며 1년을 보내야 한다.

 9일 경기도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도 정보화 사업 예산이 올해 142억원의 절반인 70억원 규모로 짜여질 전망이다. 2008년 예산 246억원에 비하면 거의 반의 반토막 수준이다.

 최근 도에서 마련한 예산안은 다음달 초 열리는 도의회 예결위에서 심의, 확정하게 된다.

 이 같은 현상은 취득세 감면으로 세수가 줄어드는데다 지방세 주 수입원인 부동산 거래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내년도 가용예산을 크게 줄여 잡은 때문이라는게 경기도 측 설명이다.

 경기도는 내년도 가용예산이 올해보다 2000억원 이상 줄어든 4500여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올해의 70% 수준에 맞춰 내년도 예산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정보화사업 예산은 다른 사업에 비해 더 큰 폭으로 삭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담당부서에서도 “다른 사업 분야에 포함된 부분도 있어 전체 예산 규모는 취합해봐야 알 수 있다”면서도 “큰 폭으로 삭감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에 경기도가 정보화사업을 불요불급한 복지사업 정도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예산은 물론 조직이나 인력 구성면에서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 크게 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기도는 이미 지난해 정보화사업 예산 규모와 인력면에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3개 지자체 가운데 꼴찌로 전락했다. 올해는 부산에도 뒤졌다. 인구수가 무려 1200만명에 이르고, 연간 총 11조원이 넘는 예산을 운영하는 전국 최대 지자체로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서울시와 격차는 이미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벌어졌다. 올해 서울시 정보화사업 예산은 821억원인데 비해 경기도는 141억원에 불과하다. 서울시의 17.2% 수준이다. 부산시와 인천시에도 뒤진다. 인천시는 223억원, 부산시는 238억원이다.

 조직과 인력면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시는 정보화 사업을 국단위로 운영하지만 경기도는 1개과를 두고 있을 뿐이다. 서울시가 총 218명의 인력을 배치한 반면에 경기도는 39명에 불과하다. 부산시는 63명이고, 인천시는 48명으로 경기도보다 9명이 많다.

 박덕순 경기도 정보화기획단장은 “연초부터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신규사업 계획을 세우는 등 자존심 회복을 위해 노력해 왔는데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오히려 기존 사업 유지도 힘든 상황이 됐다”며 “전체 예산 상황을 뻔히 아는 상황이라 더 달라는 말도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미안할 뿐”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경기도 정보화사업 예산 추이

자료:경기도

 주요 지자체 정보화사업 예산 및 인력 현황

자료:각 지자체 취합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