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이션리더]이민석 대한지적공사 부사장

[이노베이션리더]이민석 대한지적공사 부사장

 1930년 정부를 대신해 국토 측량을 목적으로 설립된 대한지적공사. 82년을 걸어온 지적공사가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사업구조를 노동집약적 저부가가치에서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바꾸고 있다. 변화 핵심에는 공간정보 사업이 자리 잡고 있다. 지적공사 미래 성장동력인 공간정보 사업은 IT 없이는 불가능하다. 지적공사 IT를 총괄하는 이민석 부사장 어깨가 무거워지는 이유다.

 

 과거 측량은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정밀하지 못했다. 표준이 마련돼 있지도 않았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지적공사 하나만을 측량 기관으로 인정했다. 무분별하게 만들어지는 토지 측량 산출물을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러한 지적공사 역할도 내년 3월 ‘지적재조사에관한특별법(지적재조사법)’이 시행되면 무의미해진다. 지적재조사법이 시행되면 토지 측량을 위한 경계점을 좌표로 등록하게 돼 표준화가 이뤄지게 된다. 누가 측량을 해도 동일한 산출물이 나오게 된다. 굳이 지적공사만이 측량을 해야 하는 이유는 없는 셈이다.

 이 부사장은 “앞으로는 기존 측량만으로 지적공사를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신성장 동력인 공간정보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공간정보 사업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적공사는 국토해양부가 주도하는 공간정보오픈플랫폼운영사업(SOPC)에도 참여한다. 지적공사는 전국 토지 측량 및 관련 데이터를 산출해 제공한다.

 이 부사장은 “구글어스의 지리정보 서비스는 위성 촬영한 영상만을 제공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공간정보오픈플랫폼은 위성 촬영은 물론, 주소, 면적, 용도 등 토지 및 건물 정보까지 함께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기업에게 지리정보를 제공해 서비스 유료화를 하고 있는 구글어스 대안으로 여겨지도록 할 예정이다.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소셜네트워크가 급속도로 확산됨에 따라 지적정보와 영상을 융·복합한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웹서비스 기반으로 모든 국민이 이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올해 시범 사업을 위해 시스템 개발을 진행, 최근 완료했다. 내년에는 콘텐츠 개발 및 모바일 서비스 개발을, 2013년에는 시스템 안정화 및 보완체계를 완성한다. 2014년부터 본격적인 웹서비스가 이뤄진다.

 지적공사는 공간정보 해외 사업도 강화한다. 이미 60억원 규모 자메이카 토지등록 사업을 수주, 수행하고 있다. 연말에는 50억원 규모 투르크메니스탄 공간정보 사업 계약을 체결한다. 내년 상반기 발주될 300억원 규모 아이티 공간정보 사업 수주도 유력하다. 이 부사장은 “자메이카나 투르크메니스탄 공간정보 사업은 우리나라가 자금을 지원하는 공적개발원조(ODA)사업이 아닌 해당 정부 자금으로 추진되는 사업이어서 수주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향후 미주개발은행(IDB)이나 세계은행 차관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공간정보 사업에도 적극 제안할 방침이다.

 지적공사는 내년 지적재조사법 시행에 따라 전국 대상으로 지적재조사를 실시한다. 이번 재조사는 네트워크 실시간측량(RTK) 기반으로 이뤄진다. 네트워크 RTK는 항법 위성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위치를 계산하는 첨단 측량방법이다. 이미 내년 전국 적용에 앞서 올해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서 이 시스템을 이용해 2~3㎝급 고정밀 지적측량을 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 부사장은 “전국 지적재조사를 위해 내년에 100억원을 투입해 100여개 지사에 상시관측소를 설치하고 네트워크 RTK에서 생성되는 측량 데이터를 저장, 관리하기 위한 측량정보관리센터(SIMC)도 확대한다”고 말했다. 전국 지적재조사는 단계적으로 실시된다.

 지적공사는 최근 기업들 중심으로 적용이 확산되고 있는 모바일 오피스와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모바일 오피스는 게시판 등 일부 단순 업무를 적용한 상태다. 향후 정부 모바일 오피스 가이드라인이 최종 확정되면 사내포털, 전사자원관리(ERP), 전자결재 등 기간 업무 시스템까지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에 앞서 가상화 기반 서버통합을 진행했다. 장기적으로 데스크톱PC 4000대에 대한 가상화도 추진한다.

 지적공사는 기존에 산별적으로 구축된 38개 정보시스템에 대한 통합 및 고도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인사, 경력관리, 인재풀 등 유사한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개별적으로 시스템이 구축, 운영되고 있다”며 “중복되는 정보시스템에 대한 통합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적공사는 앞서 전사아키텍처관리시스템(EAMS)도 구축했다. 올해 지적측량바로처리센터 2단계 구축 사업도 완료한다. 전자파일을 활용한 측량성과 검사방식인 도면전자결재시스템도 구축했다.

 이 부사장은 향후 추진할 대규모 사업을 앞두고 큰 고민이 있다. IT역량에 대한 것이다. 특히 IT인력 부족이 심각하다. 지적공사 IT부문은 지난 2006년도부터 강화되기 시작했다. 현재 IT인력은 40여명 정도다. 그러나 전국 지적재조사와 공간정보 사업 수행을 위해서는 현 인력은 턱 없이 부족하다. 이 부사장은 “IT인력 확대를 위한 계획을 수립하려고 한다”며 “향후 단계적으로 IT인력을 100명 이상으로 늘려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IT역량 강화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우선적으로 IT관리체계부터 강화하기로 했다. 정보화 추진 △조직 △프로세스 △지원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으로 사업 다변화와 운영효율성, 서비스 품질을 높일 방침이다. 전사 정보화 추진을 위한 IT조직 모델도 재설계한다. 정보화 기획·통제·개발·운영 업무 추진체계 확립을 위한 IT 프로세스와 규정·지침도 정비한다.

 

 <약력>

 이민석 대한지적공사 부사장은 1956년 충남 서천 출생으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숭실대학교에서 전산공학 석사, 인하대학교에서 지리정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0년 대한지적공사에 입사해 정보지원팀장, 지적정보사업단장, 제주특별자치도본부장, 강원도본부장, 지적연구원장, 사업이사 등을 역임했다. 이달 1일 부사장으로 승진, IT 총괄을 맡고 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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