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vs 스타트업, 대학가 인쇄시장 놓고 격돌.. 중소기업 시장에 대기업 진입 비판도

한양대 학생들이 애드투페이퍼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한양대 학생들이 애드투페이퍼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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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가 인쇄시장을 두고 신생 스타트업(Start-up)과 대기업이 격돌한다. 프린트와 복사로 형태는 다르지만 두 회사 모두 광고를 기반으로 한 무료인쇄 서비스란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학가 인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스타트업기업은 애드투페이퍼(대표 전해나)다. 지난해부터 출력 시 프린트 하단에 배너 형태 광고를 노출시키는 방법으로 대학가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프린트 하단 기업광고를 통해 학생들은 한 달에 최다 120장의 프린트를 무료로 출력한다. 현재 고려대와 연세대, 경희대 등 전국 20개 대학에서 2만5000여명 회원이 애드투페이퍼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애드투페이퍼는 대학가 인기를 바탕으로 최근 다음으로부터 3억원 투자유치를 받기도 했다.

 전해나 애드투페이퍼 대표는 “다음이 이례적으로 신생 스타트업기업 투자에 나선 것은 그만큼 애드투페이퍼의 가능성을 인정한 것”이라며 “애드투페이퍼는 대학생들에게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애드투페이퍼 사업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기존 인쇄상인들의 수익을 보전하는 등 시장 생태계를 해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가 인쇄시장에 새롭게 도전장을 낸 대기업은 동양그룹이다. 광고계열사 애드엠을 통해 ‘프리포(Free4)’란 서비스를 지난 4월 선보였다. 프리포는 대학 내 전용복사기를 비치, 이면지 광고를 통해 사업을 진행한다. 이면지 광고는 복사용지 한 면에 협찬받은 광고를 싣고 다른 한 면을 복사용으로 제공하는 형태다. 광고비는 복사용지 한 장당 100원으로 동양그룹 계열사와 삼성전자 등이 프리포 광고를 이용하고 있다.

 프리포는 현재 전국 64개 대학에 174대 전용복사기를 비치하고 있다. 서울 소재 45개 4년제 대학교 중 43개 대학교에 진출했다. 복사기당 하루 500장 이상, 한 달 최다 2만장의 무료 복사 서비스를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복사기가 학교별로 많게는 5대가 비치돼 지난달 전국에서 총 80만장의 이면지 광고가 집행됐다.

 프리포 관계자는 “대부분 학교에서 당초 지급한 복사용지가 부족해 추가로 복사용지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올 정도로 인기가 좋다”며 “수요가 있는 곳에 전용복사기 비치와 복사용지 공급을 확대하고 연말에는 무료 프린트 서비스도 새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학가 인쇄시장은 연령별, 성별, 지역별로 세분화된 타깃 마케팅이 가능해 기업입장에선 큰 광고 집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4학년 대상으로 채용광고, 여대에는 생리대와 화장품 등 여성제품 광고, 지역별로는 지역 기반 행사와 지자체 정책을 집중 광고하는 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갤럭시S2 대학생 프로젝트 광고를 프리포를 통해 집행했다. 코오롱 역시 애드투페이퍼를 이용해 올 하반기 공채 광고를 진행했다.

 그러나 대기업의 대학가 인쇄시장 진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영세상인을 고려하지 않는 무분별한 영역 확장이라는 주장이다. 정부에서 역점을 두고 드라이브하고 있는 상생 및 공생 분위기와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숭실대에서 인쇄소를 운영하는 김성오 사장은 “학생들에게 무료 복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좋지만 영세 상인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애드투페어퍼 vs 프리포 비교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프리포의 무료복사기와 이면지광고용지를 들고 있는 학생의 모습.
프리포의 무료복사기와 이면지광고용지를 들고 있는 학생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