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One for All] 기고- 자동차와 IT 융합의 꽃 반도체

[연중기획 One for All] 기고- 자동차와 IT 융합의 꽃 반도체

 백원인 이미지넥스트 사장 woninb@imagenext.co.kr

 

 자동차는 이제 더 이상 2만5000여개의 부품을 단순 조합한 기계 장치가 아니다. 현재와 미래의 자동차는 첨단 전자시스템에 의해 통제되는 메카트로닉스 결정체로 변신하고 있다. 최근에는 멀티미디어, 안전시스템, 텔레매틱스 등이 추가되면서 ‘움직이는 생활 공간’으로의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첨단 안전 및 편의 장치가 자동차에 접목됨에 따라 장치를 제어하는 반도체 기술은 미래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자동차용 반도체 세계시장 규모는 2007년 180억달러에서 2011년에는 250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장부품이 차지하는 원가비중 또한 2000년 20%, 2010년 32%, 2015년 40%까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차량용 반도체 산업은 IT와 자동차 산업의 융합으로 시장을 창출하는 융합산업이다. 무엇보다 고성장하는 시장이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차량용 반도체는 컴퓨터, 통신, 가전에 이어 네 번째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성장률은 무려 연평균 12.6%에 달한다. 불황을 모르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앞으로도 ‘반도체 주기’의 무풍지대로 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품질과 가격경쟁력만 갖추면 안정적인 수요 확보가 가능한 시장이다. 자동차업계의 신뢰성 수준이 매우 까다롭지만 그 요구 수준을 달성하면 장기간 수요가 보장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프리스케일, 인피니언 등만이 손에 꼽힐 정도로 진입장벽이 높으나, 아직은 확실한 강자가 없다. 분야별 점유율을 보더라도, 한 업체가 한 분야에서 최고 10%를 넘지 않는다.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의 한국은 이미 잠재력을 갖고 있다. 세계 3위의 반도체산업, 5위의 자동차 산업이 결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전자시스템 도입에 따른 라이프사이클 단축에 의한 부품 원가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반도체 업체들도 메모리 시장을 벗어난 더욱 안정적이고 시장 확대적인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막대한 연구개발비, 높은 장벽 때문에 자동차업체, 반도체 업체 모두 접근하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품질 관리에 꾸준히 투자한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야기도 하다.

 업계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과 투자가 병행되었을 때 좀 더 가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음은 자명하다. 개발된 제품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법규상의 지원과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기업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신뢰성과 공급 안정성을 우선순위로 하고 있는 자동차 업계의 특성상, 기존 제품의 국산화 대체 효과는 매우 미흡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핵심 기술의 확보 시 파급 효과가 큰 분야의 반도체를 발굴해 이를 집중적으로 연구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자동차 분야도 시스템-전장모듈-반도체 부품의 연계형 개발과 생산을 시도해야 한다. 고품질의 제조 기반을 구축함으로써 반도체의 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전문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에, 대학과 팹리스업계, 연구기관 등이 협업을 통해 개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IT 산업 성장에 따른 팹리스 업계의 잠재 능력을 다시 복원하기 위한 집중적이고, 장기적인 지원과 투자가 무엇보다도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