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수 고졸 인재에 대한 인식 제고와 대기업 고졸채용 확대로 일선 학교에 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 인문계 고등학교가 아님에도 대학 진학을 고집하던 특성화고 학생들이 취업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경기도 군포에 위치한 산본공고 취업률은 2009년 11.5%, 2010년 22.5%로 졸업생 80% 가량이 취업이 아닌 대학진학을 택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달 말 기준 3학년 학생 135명이 취업에 성공해 취업률이 작년 대비 2배가 넘는 55.6%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대기업에 학생 11명이 취업한 것을 비롯해 경기도나노특화팹센터 등 우량기업체에 124명이 취업을 확정했다.
특히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 취업이 크게 증가했다. 내신 3등급 이내 우수 학생 70% 이상이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선택했다. 확실히 달라진 세태다.
최근 취업을 확정한 박한솔(산본공고 3학년)군은 “남들보다 일찍 사회에 나가 안정된 직장에서 경력을 쌓기 위해 취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수원 소재 삼일공고 역시 올해 고3 취업률이 크게 올랐다. 2009년 18%였던 취업률이 지난해 37%로 증가한데 이어 올해 52%로 뛰었다. 원주공고 역시 지난해 20.4%였던 취업률이 올해 3배 가까이 증가한 58%로 치솟았다.
고졸 취업자에 대한 현장 반응도 좋다.
김연태 마운테크 대표는 “최근 고졸 직원들은 자기 경력개발이라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취업하기 때문에 그 만큼 더 성실하고 열정이 있다”며 “앞으로 굳이 대졸자를 고집하지 않고 고졸자 채용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을 취업으로 유도하기 위한 학교 노력도 빛났다.
산본공고는 중기청에서 지원하는 산학연계 맞춤형 인력양성사업을 진행했다. 올해 27개 기업체에서 250시간 교육을 이수한 학생 55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또 △55개 우수 중소기업과 산학협력 협약 체결 △현장체험 실무교육 △취업 컨설팅센터 운영 등 다양한 노력으로 취업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높였다.
조병옥 산본공고 취업지원부 부장교사는 “우수 고졸인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학교 노력 속에 취업을 선택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며 “학생들 관심을 더욱 높이기 위해 우수 기업의 고졸채용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