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제주,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열기 놀랍다"

정운찬 제주-세계 7대경관선정추진위원장

"금모으기 능가하는 열기..저금통 뜯어 성금"

"산업화ㆍ민주화 달성한 국가 넘어 `가보고 싶은 나라`로 자리매김"

정운찬 제주-세계7대자연경관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 위원장은 12일 제주도가 뉴세븐원더스 재단으로부터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인정받자 "11개월에 걸쳐 캠페인을 열심히 벌였는데 성공해서 참으로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국민이 지지했지만, 특히 제주도민의 열성에 아주 감동받았다"며 "2002년 월드컵 때나 IMF 관리 체제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벌였던 금 모으기 운동보다 열기가 대단했다"고 평가했다.

범국민추진위원회는 작년 12월13일 개소식을 열어 다소 뒤늦은 출발을 했다. 하지만, 정 위원장은 이런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제주도를 20여 차례 방문했고 북미와 베이징, 도쿄 등을 오가며 적극적인 지원활동을 벌였다.

다음은 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요지.

-- 제주도가 선정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 제주도는 다른 후보지와 비교할 때 규모는 작지만, 산과 동굴, 바다 경관은 물론이고 육지의 물이 바다로 바로 떨어지는 폭포(정방 폭포)까지 주제가 여러 가지라는 게 특징이다.

-- 매력을 조금 더 설명한다면.

▲ 해녀 역시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것이고 인간과 자연의 잘 조화되는 게 제주도의 특징이다. 외국인에게 물어보니 `한번 와보면 그 아름다움과 신비함에 누가 넘어가지 않겠느냐`고 말하더라.

-- 그간 활동에서 기억에 남는 일을 소개해달라.

▲ 제주도의 한 초등학생이 `돈이 없어서 전화 투표를 못 하는 사람에게 주라`며 돼지 저금통을 뜯어서 범도민 추진위원회에 돈을 들고 온 일이 있었고 서귀포의 한 이장이 주민들에게 상당히 많은 돈을 걷어서 가져오기도 했다고 한다.

-- 7대 경관 선정으로 기대되는 효과는.

▲ 뉴세븐원더스에서 7대 경관을 선정하기 전에 7대 불가사의를 선정했는데 거기 뽑힌 브라질의 거대 예수상이나 중국의 만리장성 등이 선정되기 전과 비교하면 관광수입이 60∼7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제주도의 관광수입이 대단히 늘 것이고 국내 다른 지역도 연관되는 효과를 볼 것이다.

-- 관광 산업 이외의 분야에 미치는 효과도 있지 않은가.

▲국가의 격(格)이 제고되는 게 더 값진 효과일 것이다. 한국은 산업화를 달성했고 민주화를 이룬 나라로 유명하지만 아름답거나 문화가 매력적이라서 가 보고 싶다는 평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는데 7대 경관 선정으로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게 됐다.

-- 뉴세븐원더스의 정체성 논란을 비롯한 난관을 어떻게 극복했나.

▲뉴세븐원더스의 공신력에 문제가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앞서 그들로부터 7대 불가사의로 선정된 유산을 보유한 국가는 굉장한 경제적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했고 필립 커틀러와 게리 암스트롱이 쓴 권위 있는 경영학서 `마케팅 입문(Marketing : an Introduction)`에서도 설립자를 호평하는 점을 강조했다.

-- 이후 제주도와 관련해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가.

▲ 7대 경관에 선정된 국가와 앞서 7대 불가사의에 선정된 국가가 함께 포럼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뉴세븐원더스에서 함께 이런 모임을 하자는 제의가 들어온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