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환경 다큐멘터리를 찍을 정도로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언젠가부터 제 관심을 대중의 행동으로 옮기기 위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죠. 비즈니스모델의 초점을 사회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는 ‘소셜 벤처’가 그 답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트리플래닛입니다. 개인은 시간을, 기업은 자금을 투자해 세상을 바꾸는 일에 동참하는 거죠.”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는 ‘사회적 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하는 기업’으로 소셜 벤처를 정의했다. 스마트폰에서 키운 나무를 실제 사막화 지역에 심는 비즈니스모델로 지난해 글로벌소셜벤처경진대회(GSVC)에서 3위를 차지했다. 실제 김 대표는 트리플래닛 활동으로 지구 사막화 방지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지난달 몽골지역에 실제로 5만여그루를 심으면서 소셜 벤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며 “자본주의가 풀지 못하는 많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소셜 벤처가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셜 마케팅, 소셜 커머스, 소셜 네트워크 등 ‘소셜’이 대세인 오늘날, 가장 빛나는 ‘소셜’은 단연 ‘벤처’다. 단순한 사업을 넘어 세상을 바꾸는 착한 일에 앞장서는 소셜 벤처의 등장으로 우리 사회가 조금씩 살기 좋은 곳으로 발전하고 있다.
기존 소셜 벤처는 장애인과 빈곤층 자활을 돕는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춘 사회서비스형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지금은 글로벌화와 비즈니스에 방점을 둔 사회혁신형으로 발전했다. 한마디로 공익성에 글로벌화가 가능한 비즈니스모델을 가진 기업이 요즘 소셜 벤처다.
소셜 벤처 등장과 함께 창업과 사회공헌을 동시에 하고 싶은 많은 예비창업자들을 위한 소셜 벤처 지원 및 인큐베이팅 기관들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가장 대표적인 기관이 SEN(Social Enterprise Network)이다.
SEN은 ‘재무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 가치 창조에 기여하는 인재 양성’이란 목표 아래 소셜 벤처 창업 지도와 지원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아시아소셜벤처대회다.
SEN이 매년 개최하는 이 대회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만과 일본, 홍콩 참가자들이 모여 소셜 벤처 비즈니스모델을 겨룬다. 글로벌소셜벤처경진대회(GSVC) 아시아 지역 예선을 겸해 열리는 대회 우승팀엔 800만원과 팀원 2명의 세계 대회 참가 경비가 지원된다. GSVC는 34개국 252개팀이 참가하는 말 그대로 글로벌 대회다. 지난해 GSVC 3위를 차지한 트리플래닛이 2010년 아시아소셜벤처대회 우승팀이다.
소셜엔터프라이즈포럼(SEF)도 SEN 주요활동 중 하나다.
연중 계속되는 이 행사는 사회적 기업을 주제로 대학과 기업, 기관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이 되고 있다. 이 밖에 동아리를 조직해 학생들이 소셜 벤처에 관해 공부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연세대와 한양대, 이화여대 등 7개 대학에서 100여명의 회원이 동아리활동을 통해 소셜 벤처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소셜컨설팅그룹(SCG)은 재능기부를 위해 모인 프로보노 집단이다. 프로보노란 라틴어로 ‘공익을 위하여’란 뜻으로 전문적인 지식이나 서비스를 공익 차원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환경과 교육, 제조, 여행, 의료 등 각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 300여명이 컨설팅 멘토로 참여하며 서울시 자원봉사센터와 현대차 미소금융재단과도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SCG의 주력 활동은 소셜 벤처 육성을 위한 ‘위코노미(WEconomy) 콘퍼런스’ 개최다. 위코노미는 ‘우리(We)’와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개인이 아닌 협력과 참여, 공생을 통한 ‘우리’가 주인공인 자본주의를 뜻한다.
지난 7월 1회 콘퍼런스 개최를 시작으로 8월과 9월 2, 3회 행사를 잇달아 열었다. ‘청년, 소셜 벤처 기업가 정신을 말하다’는 주제로 열린 4회 행사에는 소셜 댓글 서비스로 인터넷 환경 정화에 앞장서고 있는 김성진 시지온 대표와 나효우 착한여행 대표가 참석해 소셜 벤처 창업과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공개했다. 콘퍼런스 후에는 소셜 벤처에 관심 있는 150여명 참가자의 인적교류를 위한 네트워크 파티가 이어졌다.
이정준 SCG 콘퍼런스 사업팀장은 “주부와 청·장년층 대상 콘퍼런스를 통해 다양한 연령층이 소셜 벤처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소셜 벤처를 주제로 한 웹진 창간과 컨설팅 강화를 위해 대기업과 협조, 우수 프로보노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셜 벤처기업 헤드플로는 소셜 벤처 육성을 위한 컨설팅과 다양한 교육 활동 및 인큐베이팅을 지원한다.
헤드플로 활동은 소셜 벤처 교육프로그램인 소셜 벤처랩으로 요약된다. 지난해 11월 1기를 모집해 현재 7기 수료식을 앞두고 있는 소셜 벤처랩은 실제로 소셜 벤처를 운영하며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창업을 꿈꾸는 이들의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다.
커리큘럼은 8주 동안의 교육과 추가 워크숍으로 구성된다. 소셜 벤처 모델링과 마케팅, 인사관리 협상 등 경영 전반을 폭넓게 다룬다. 창의적 방법론과 사례 연구로 실질적 활용 능력도 배양한다. 현재까지 120명이 소셜 벤처랩의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소셜 벤처랩 수료생 다수가 각종 소셜벤처경연대회에 입상했다.
전하상 헤드플로 대표는 “앞으로 소셜 벤처 입문자를 위한 수업과 소셜 벤처 기업가를 위한 심화 과정, 사업 분야에 따른 특화 과정까지 개발해 교육 과정을 더욱 다양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소셜벤처경연대회를 통해 우수 소셜 벤처 발굴에 힘쓰고 있다. 올해 3회째를 맞은 소셜벤처경진대회에는 6개 권역별로 치열한 지역예선대회를 거친 일반부문 48개팀과 청소년부문 18개팀들이 결승에 올랐다.
이 중 일반부문 대상에 뽑힌 ‘설리반의 목소리’팀은 3000만원의 상금과 해외 사회적 기업 탐방의 기회가 주어졌다. 장애인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개발로 대상을 수상한 설리반의 목소리는 내년 초 정식 앱 론칭 시작과 함께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표> 소셜 벤처 지원기관 및 프로그램
(자료: 각 기관)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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