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15일(화) 저녁 11시 20분
한강이 서해로 흘러드는 마지막 지점에는 장항습지가 조성돼 있다. 일산신도시가 건설되면서 신곡수중보를 쌓은 뒤 여기 있던 사미섬이 사라지고 20년간 자연의 놀라운 복원력으로 형성됐다. 남북을 가르는 철책선은 한민족에게는 아픔이지만 이곳의 동식물에게는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울타리가 됐다. 지난해 철책선이 제거된 뒤 장항습지는 생태탐방으로 유명한 관광지가 됐다.
EBS ‘하나뿐인 지구-장항습지, 2011년 가을의 기록’에서는 장항습지가 수십년간 간직해온 생태계를 감상할 수 있다.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멸종 위기종 2급 큰기러기와 쇠기러기가 하늘을 날고 재두루미가 수풀 사이를 거닌다. 이 두 종은 한국 천연기념물이다.
말똥게와 버드나무는 장항습지의 특수한 생태계를 잘 보여준다. 버드나무 잎은 말똥게가 먹고 말똥게 배설물은 버드나무에게 거름이 된다. 말똥게는 땅 밑 40cm까지 들어가서도 숨을 쉬는데 버드나무 뿌리가 이를 돕기 때문이다. 멸종 위기종인 고라니도 장항습지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물이다.
최근 신곡수중보 철거를 놓고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섬에서 습지로 변한 장항습지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