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기피현상에도 불구하고 공대 ‘아름이(여학생을 의미하는 애칭)’가 꾸준히 늘고 있다. 공학계열 여학생 비중 증가와 함께 이들의 취업률도 동반 상승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공학계열 여대생 수는 2007년 5만6909명에서 지난해 6만2030명으로 늘었다. 공학계열 중 여학생 비중 역시 2007년 18.3%에서 지난해 19.1%로 증가했다.
공학계열 여대생 규모 증가는 어려운 취업난을 반영한 결과다. 상대적으로 취업이 불리한 여학생들이 취업문이 넓은 공학계열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남대 지구환경과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유미씨는 “요새 여자 후배들은 공대 진학이 문과대 진학보다 취업에 유리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아직도 여자 공대생의 절대수가 부족한 반면에 여성 의무 채용 할당이 있는 기업과 기관이 많아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치열하다고 판단, 공학계열 진학을 결정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학계열 여대생 취업률은 꾸준한 오름세를 보여 전체계열 여학생 취업률보다 월등히 높다. 지난해 공학계열 여학생 취업률은 60.9%로 전체계열 여학생 취업률 47.9%보다 13%p 높게 나타났다. 2008년과 2009년에도 공학계열 여학생 취업률은 68.2%와 69.0%로 전체계열 여학생 취업률보다 각각 2.3%p, 3.7%p 웃돌았다.
여성 공학인 양성을 위한 관련 단체의 노력도 공대 ‘아름이’ 증가에 보탬이 됐다. WISET가 진행하는 ‘대학원생 리더십제고’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대학원생과 학부생, 고교생이 팀을 이뤄 연구를 수행하는 대학원생 리더십제고 프로그램은 참가 여고생들의 공학계열 진학으로 이어진다. 2009년과 2010년 프로그램에 참가한 여고생 중 61%가 과학기술 분야 흥미유발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이들 중 대학 진학자 84%는 실제로 이공계를 선택했다.
이혜숙 WISET센터장(이화여대 수학과 교수)은 “최근 공학계열 여학생이 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직도 부족한 수준”이라며 “공학이라는 큰 틀에서 볼 때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도 여성 공학인재 양성을 위한 정부와 기업, 학교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표]공학계열 및 전체계열 여학생 취업률(단위:%)
(자료:WISET)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