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아이폰이 뭐길래

 1일 밤 10시 50분.

 “지금까지 애플과 협의가 진행돼 왔으나 금일 밤 애플 홈페이지를 통해 아이폰4S 출시 사실이 공지돼 부득이하게 늦게 연락드리게 된 점 양해 바랍니다.”

 통신사 한 곳에서 날아온 문자다. 유난스러운 아이폰4S 출시는 이렇게 시작됐다.

 사전 예약이 시작된 4일이 다 되도록 아이폰4S 가격은 공지되지 않았고 고객은 가격도 모른 채 사전 예약을 했다. 4일 KT와 SK텔레콤은 파격적인 기존 아이폰 보상안을 발표하며 치열한 가입자 유지 경쟁을 시작했다.

 “우리회사 통신 네트워크는 아이폰에 최적화돼 있습니다.”

 한 통신사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요즘 통신사는 온통 아이폰4S 가입자 확보 관심을 두고 있다. 다른 고객엔 관심이 없어 보인다.

 1일 밤 11시 유난스럽게 출시를 알린 아이폰4S는 공식 출시일 11일까지 다른 휴대폰과 완전히 다른 대접을 받으며 국내 시장에 등장했다. 통신사는 애플이 발표하기 전에 출시 시점도 말할 수 없는 처지다. 국내 휴대폰 출시와 정반대 상황이다.

 애플과 협의 없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볼멘소리를 하지만 아이폰에 대한 통신사 대접은 특별하다.

 KT와 SK텔레콤은 파격적인 아이폰 기기 보상안을 들고 나왔고 11일 밤 0시, 오전 8시 등에 요란한 출시 행사까지 했다. 다른 제품에서 볼 수 없는 이례적인 지원이다.

 문화 아이콘으로 불리는 아이폰이니 이 정도 대접은 받아야 하겠지만 다른 제품을 쓰는 고객 입장에선 아이폰에 유난한 모습에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아이폰을 사면 나중에 중고기기도 값을 받으니 다른 폰을 산 것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국내엔 아이폰 외에 안드로이드, 윈도, 블랙베리 등 다양한 고객이 있다. 이들도 약정이 끝나면 새로운 제품으로 바꾸게 되는데 과연 아이폰과 같은 지원책이 나올지 두고 볼 일이다.

 400만 아이폰 고객만 고객이 아니다. 나머지 고객도 모두 함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통신사별 지원책을 바라는 것이 과연 지나친 것일까.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