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가 전사자원관리(ERP) 전문 업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시장에 정조준한다.
15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SAP 연례 최대 행사 ‘사파이어 나우(SAPPHIRE NOW)’에서 하소 플래트너 SAP 창업자겸 경영 감독 위원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SAP 하나(HANA)’가 기업용 DB 시장을 바꿔놓을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DB 시장 공략을 강화 계획을 밝혔다. SAP는 20년 전 자체 DB ‘맥스(MAX)’를 ERP 시스템과 함께 제공하다 관련 사업을 중단한 바 있다.
하소 플래트너 위원장은 “SAP 하나는 스마트폰, 태블릿PC, SNS 등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변화만큼 기업용 시장에서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며 “앞으론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개발 뿐 아니라 DB 개발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SAP는 자사 모든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하나 플랫폼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용 ERP 솔루션인 비즈니스원 등은 2012년까지, SAP 비즈니스 스위트는 단계적으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하소 플래트너 위원장은 “SAP 하나를 적용한 고객들 대부분이 한 달에 한번 하던 일을 하루에 수십 번을 하게 됨으로써 기업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탄생시키고 있다”면서 “SAP 하나는 기업이 생각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게끔 지원하는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기존 데이터웨어하우스에서 SAP 하나로 교체한 고객 수는 글로벌하게 4000개가 넘는다.
이날 두 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선 장루이민 하이얼그룹 CEO은 20년간 SAP 시스템을 통해 혁신해온 과정을 상세히 설명해 참여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IT가 경영 혁신을 위한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전략적으로 필요조건임에 틀림없다”고 강조하며, 중국의 많은 기업들이 ERP를 도입하고도 90% 이상이 경영 혁신에 실패한 이유로 ERP의 가치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하는 법”이라면서 “하이얼그룹은 SAP의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해 조직 체계도 피라미드형에서 역피라미드형으로 바꿔 고객의 소리를 더 많이 들을 수 있도록 바꾸는 등 고통스러운 혁신의 과정을 겪었다”고 말했다.
하이얼그룹은 지난 2008년 8월부터 전체 업무의 프로세스 혁신을 위해 SAP의 공급망관리(SCM)시스템을 적용, ‘제로 인벤토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제품 중심에서 고객 맞춤형 제품 생산구조로 변경, 제품의 재고량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한편 아시아 지역에선 처음으로 개최된 이번 ‘사파이어 나우’는 15일부터 16일까지 중국 베이징 차이나내셔널컨벤션센터(CNCC)에서 진행된다. 이날 함께 개최된 SAP 기술교육컨퍼런스인 ‘SAP 테크에드’는 17일까지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아시아 지역 SAP의 주요 고객 및 파트너 2만명이 참가했다. 특히 올해 중국 행사엔 삼성이 메인 스폰서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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