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투자없는 성공은 없다

 폴 오텔리니 인텔 CEO를 비롯한 임원진, 랜달 스티븐슨 AT&T 회장, 베리 마이어 워너브러더스 회장, 구글 창업자 중 한명인 마리사 메리어 구글 부사장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행사가 있다면 어떤 행사일까.

 이 행사에 참석한 벤처기업 CEO들은 이 유명 인사들이 행사 주인공이 아니라 그 사람들도 참석하는 행사라고 표현한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이 행사 만큼은 벤처기업이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헌팅턴비치에서 열리는 인텔캐피탈 글로벌 서밋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인텔의 투자자금을 벤처기업에 투자해 수익을 얻고 다시 투자하기를 20년. 이제 인텔은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도 큰 손이 됐다.

 인텔은 1991년부터 1185개 기업에 투자했다. 처음에는 인텔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투자를 했다. 이제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인텔캐피탈의 목적이다. 그러다 비즈니스를 맺기도 하고 인수를 하기도 한다. 투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 대상 기업들과 인텔이 비즈니스 연관이 있는 기업들을 엮어주기까지 한다. 네트워크를 형성할 장을 마련해주고 비즈니스기회까지 준다. 바로 이런 행사가 지금까지 매년 12차례 이어진 인텔캐피탈 글로벌 서밋이다.

 올 행사에는 200여개 벤처기업 임원(CXO)과 100여 개 수요기업 정책 결정자가 한 자리에서 만났다.

 인텔은 자선활동때문에 이러한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아니다. 인텔에게 이러한 활동은 투자다. 벤처기업에 직접 돈을 건내는 것만이 투자가 아니다. 자사가 미치지 못하는 영역까지 활성화해, 결국은 자사의 비즈니스를 넓히고자 하는 것이다.

 생태계는 스마트 세상, 오픈 세상으로 갈 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인텔캐피탈이 매년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금액을 늘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기가 불투명하다고 해도 매년 투자한다. 이유는 하나다. 투자가 없다면 수년이 지난 후 성공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폴 오텔리니 CEO의 말이 인상적이다. “투자가 없으면 성공도 없다.”

 헌팅턴비치(미국)=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