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 피오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oct31@pod-pco.com
바야흐로 ‘스마트’가 신앙처럼 되어버린 요즘. 아침 기상부터 회사에 출근해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와 잠잘 때까지 다양한 디지털 기기들의 혜택을 온몸으로 누리며 살고 있다. 심지어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명상마저 디지털 기기의 힘을 빌리고 있는 현실이다.
덕분에 사람들의 생각과 지식, 정보가 IT와 결합되어 빚어낸 상상력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스마트라이프의 탄생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급속하고 놀라운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스마트 세상의 혜택을 아직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곳이 있다면 아마 ‘거실’에 자리한 TV가 아닐까.
남녀노소 누구나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접하는 TV가 스마트 세상의 미개척지로 남아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지만 한편으로 수긍이 가는 점도 있다. 스마트폰과 달리 거실에 고정되어 있는데다 상대적으로 큰 화면을 지닌 디바이스적 특성 때문에 의외의 제약과 한계가 많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올해 진행된 ‘월드 IT 쇼’ ‘스마트 코리아 2011’ 같은 대표적인 스마트 관련 행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뉴미디어로서 스마트TV의 가능성에 점점 기대를 걸게 되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환경을 넘어서는 뉴미디어의 등장과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할 주인공이 TV라는 데 이견을 가질 사람은 아마 없을 듯하다. 이제 TV는 단순히 영상을 수동적으로 소비하던 과거의 시청형태에서 벗어나 이제는 ‘앱’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소통하고 공유하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매체로서 거듭나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6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친 ‘LG전자 스마트TV 앱 경진대회’는 스마트TV의 도래와 함께 찾아온 TV전용 앱의 잠재 가능성을 새삼 확인한 자리였다. 기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환경에서는 구현이 어렵다고 생각했던 아이디어들이 직접 구체화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TV앱이 아직 모바일 앱에 비해 매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향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콘테스트 시작 전만 하더라도 스마트폰에 비해 대중화되지 않은 TV앱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일반인이 얼마나 참여할지 미지수였다. 그러나 이런 주최측의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고등학생부터 60대에 이르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제출한 아이디어가 200여건에 달할 정도로 기대 이상의 높은 호응을 보여주었다.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일반인 누구라도 손쉽게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개해 자유로운 개발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나 앱 개발에 관심 있는 이들이 쉽게 소통하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스마트TV 앱 생태계 조성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이 바로 제도 정비다. 세계 TV시장 1, 2위를 다투는 글로벌 브랜드를 2개나 보유한 대한민국이지만, 스마트TV 환경 조성을 위한 국가적 노력은 아직 기술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스마트TV 앱을 개발해도 모호한 법 적용으로 규제를 받거나 상업화에 실패하는 사례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향후 중점 육성할 7대 스마트 서비스의 하나로 스마트TV를 꼽고 다소 모호했던 법과 제도 등을 고쳐 정책 기반을 갖추겠다고 발표했다. 또 소외된 중소 벤처 기업들의 전용 TV앱 등 콘텐츠 개발 지원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한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의 보완을 통해 스마트TV의 정체성을 되찾고 활성화에 도움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 라이프의 종착역이 될 스마트TV의 진화를 통해 가까운 미래 우리 생활과 좀더 밀착된 모습으로 스마트TV가 연착륙할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