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속 20m 강풍에도 배출가스 연소탑(플레어 스택)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꽃은 꺼지지 않았다.
울산 남동쪽 해상 58㎞. 부산 김해공항에서 헬기로 40여분을 날아가 도착한 곳은 우리나라를 세계 95번째 산유국에 올려놓은 ‘동해-1 가스전’이다. 그곳에는 푸른 바다 아래에 있는 유전을 찾아내는 전문가 84명이 상주해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이곳에서 하루 천연가스 5000만입방피트, 초경질유 1000배럴을 생산한다. 천연가스는 34만가구, 초경질유는 승용차 2만대가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지난 1998년 평가시추, 시설공사를 거쳐 2004년 7월 생산을 시작했다. 상업생산은 오는 2018년까지 15년간 이뤄질 예정이다.
신길용 석유공사 과장은 “동해가스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와 원유는 삼상처리시설에서 분리해 해상에 설치한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으로 이송한다”며 “2004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해 3년만에 투자비용(1748억원)을 모두 회수하고 현재는 월 평균 매출이익이 500억~600억원 가량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해가스전은 2007년부터 올해 10월까지 매출 1조222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생산량이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하루에 2억~3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시설물은 해상플랫폼과 해저생산시설, 파이프라인으로 구성된다. 높이 47m(4층), 길이 93m 해상플랫폼은 17.5m 높이 파고와 초속 51m 바람, 리히터 규모 6 지진에도 끄떡없게 설계됐다.
해상플랫폼에서는 지하 2600m 이상에서 이뤄지는 가스 채취 작업을 원격 조종한다. 여기서 1차 정제된 가스와 초경질원유는 768㎞ 파이프라인을 따라 울산 울주군 육상처리시설로 옮겨진다. 육상 처리시설에서 2차 수분제거, 열량 조절 등을 통해 천연가스는 가스공사, 초경질유는 에쓰오일에 판매한다.
눈에 띄는 것은 해상플랫폼 주위를 24시간 맴돌고 있는 보급선이다. 동해가스전은 화물선과 어선 등 선박이 이동하는 해상경로 중심에 위치해 있다. 보급선은 선박과 충돌을 미연에 방지하고 접근을 경계하기 위한 임무를 맡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해상 유전개발은 육상에 비해 2~3배 비용이 들어간다”며 “하지만 탐사를 통한 상업생산이 이뤄질 경우 수익성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크다”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2014년 울산 혁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할 계획이며 지난 23일 4만9000여㎡ 용지에 지하 2층, 지상 23층 규모의 친환경 녹색빌딩 신사옥 착공식을 가졌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