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섬유 주력 수출 증가세, FTA 관세 철폐 효과 기대
1990년대 중반 이후 내리막길로 접어든 섬유산업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계기로 도약의 날갯짓을 할지 주목된다.
사양산업으로까지 인식된 섬유산업이 고부가가치 제품 등에 주력하면서 최근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FTA로 관세철폐 효과를 누려 업계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섬유산업 올해 수출 예상액은 159억달러로 2001년(161억달러) 이후 10년 만에 최고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한때 우리 수출의 40%를 차지하면서 국내 경제 성장을 이끈 섬유산업이 `쇠락의 터널`을 지나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1990년대 들어 국내 섬유산업은 가격경쟁력 약화로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노동집약적인 섬유산업의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국내 업체들은 생산시설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옮겼다.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의 약진도 국내 업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렸다.
1990년대부터 감소세를 보인 섬유산업 수출액은 2009년 상반기(54억달러)부터 상승세를 타 올해 상반기까지 4개 반기 연속 증가했다.
기존 의류 중심에서 벗어나 `산업용 섬유`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은 것이 섬유산업의 부활에 큰 역할을 했다.
산업용 섬유는 금속, 세라믹 등의 기존 소재를 대체해 최근 자동차, 선박, 전기전자 등 우리의 주력 수출제품에 널리 쓰이면서 최근 의류 생산업체들이 앞다퉈 생산에 뛰어들고 있다.
부활의 신호탄의 쏘아 올린 섬유산업에 한미 FTA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섬산련)는 FTA가 발효되면 섬유분야에서 평균 13.1%(최대 32%)의 관세가 폐지돼 국내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전망한다.
화섬스웨터, 남성셔츠, 모직물, 면양말 등은 관세가 즉시 철폐되고 면직물, 티셔츠, 블라우스 등은 5~10년에 걸쳐 관세가 단계적으로 없어진다.
관세 폐지로 일본, 중국, 인도 등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커져 대미 수출이 늘어나고, 인건비가 비싸진 중국을 대체할 곳을 찾는 미국 바이어들이 한국으로 눈길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관세 철폐에 따른 수출 증가와 생산성 향상 등으로 앞으로 15년간 연평균 4천800억원의 생산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섬산련은 내다봤다.
또 FTA에 따른 신규 투자, 고부가 섬유 개발 등에 힙입어 국내 업체의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섬산련 관계자는 "한미 FTA가 발효되면 대미 섬유교역의 증대에 따른 국산 섬유류의 브랜드 가치 제고, 미국 통관절차 신속화, 한미 양국 간 기술 협력 등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