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과 민간경제연구소가 모두 내년 IT 경기를 비관적으로 진단했다. 유로권 재정위기와 선진국 전반 재정불안에 따른 성장 둔화세 영향을 받는 탓이다.
IT산업은 올해보다는 소폭 상승하지만 예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며 고가 백색가전과 프리미엄 스마트폰 등 극히 일부 품목을 제외한 대부분 품목이 둔화된 수출증가세를 보였다. 반면에 자동차, 석유화학 등 비IT 품목들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성을 보였다.
27일 산업연구원은 ‘2012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IT산업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은 특히 낮은 폭으로 성장할 전망으로 분석했다. 반도체 산업은 PC시장의 급속한 위축과 클라우드 수요 확대로 인한 D램 시장의 추락을 예측했다. 관련 수출도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범용 D램은 수출이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플래시도 스마트폰으로 콤팩트카메라, 게임기 등의 수요가 위축되면서 5% 이상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SERI)의 ‘2012년 세계 경제 및 한국 경제 전망’ 보고서 역시 반도체 산업에서 D램 업계 공급과잉으로 인한 후발업체 수익성 악화를 우려했다. 경쟁력 유지를 위한 설비투자액을 확보하지 못한 업체들의 구조조정 가능성도 시사했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내년에도 공급과잉 상황이 지속돼 성장정체 국면을 벗어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디스플레이는 중국 신규라인 가동으로 올해보다는 소폭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나 지난해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진단이다.
정보통신기기는 스마트폰과 PC 주변기기의 해외생산 확대로 국내생산이 감소하면서 생산과 수출이 각각 소폭 감소한다는 전망이다. 이에 국내업체가 생산하는 스마트폰 위상은 높아지지만 해외생산 확대로 수출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가전은 백색가전이 내년도 고가제품 확대와 AM OLED TV 출시로 안정적 성장과 수요확대를 견인하지만, 전체적으로 큰 폭의 성장을 이룬 지난해와 비교해 역시 정체 국면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비IT 전통 주력산업은 비교적 양호한 경쟁력을 보였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자동차산업은 수출이 전년보다 10.4% 증가해 약 748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입은 FTA 확대와 중저가 모델 지속 투입으로 국내차와 수입차 간 가격 차가 좁혀져 전년 대비 10% 증가한 112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과 중동 등 신흥국 도전을 타개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을 적용한 한국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양호한 수익성을 이어갈 전망이다. 수출도 동남아 및 인도 시장의 호조로 13.5% 증가할 전망이다.
SERI 보고서는 금융위기로 세계경기 둔화 및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빚어진 이 같은 저성장 흐름은 향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으로는 교육과 R&D에 대한 정부 투자를 지속해 민간기업이 기술개발과 설비투자 지원을 지속할 수 있도록 우선순위 배정을 꼽았다.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고성장이 전망되는 신흥국 등 유망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신사업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는등 지속성장이 가능한 경영체질을 확립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IT-비IT 산업군별 2012년 수출 전망(단위: 백만달러, %)
(자료:산업연구원)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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