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유학ㆍ연수비 지급이 2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선진국발(發) 재정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해 유학비 송금이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의 `안전지대`로 여겨지던 독일마저 흔들리는 상황에서 글로벌 위기가 심화될 경우 유학생이나 어학연수생이 국내로 `유턴(U-turn)`하는 현상도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27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를 보면 지난 9월 유학ㆍ연수지급은 3억5천820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13.8% 급감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지속되던 2009년 7월 -24.3%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유학ㆍ연수지급은 지난 5월과 6월 전년 같은 달보다 각각 26.9%, 25.4%가 올랐지만 이후 3%대로 둔화됐고 9월에는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유학ㆍ연수지급의 감소는 글로벌 금융불안에 따른 환율 상승과 연관이 크다.
9월 중 원ㆍ달러 환율은 시가 기준 1,121.76원으로 전월(1,073.60원)보다 4.5%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유학ㆍ연수비는 다른 부문에 비해 환율에 더 민감한 경향이 있다"면서 "9월 중 환율이 수직으로 상승하면서 유학비 등 송금이 미뤄지는 현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외 경기여건을 고려할 때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유학ㆍ연수지급은 리먼 사태 직전인 2008년 8월부터 2009년 8월까지 1년간 하락행진을 기록한 바 있다.
단순히 송금을 미루는 것을 넘어서 외국에 있는 학생들이 휴학하거나 비용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국내로 돌아온 것으로 해석된다.
2008년 11월 유학ㆍ연수지급은 1억6천770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 대비 41.1% 급감하면서 사상 최저로 떨어지기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관광과는 달리 유학ㆍ연수는 이미 외국에 나가 있는 상황인 만큼 상황이 어렵다고 당장 그만둘 수 있는 게 아니어서 단순히 송금을 지연한 건지 완전히 하락세로 돌아설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9월 중 유학ㆍ연수와 건강 관련 여행, 관광을 포괄하는 여행지급은 15억6천950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4.6% 떨어지면서 지난해 9월 -1.9% 이후 12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