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희망이다] 고벤처포럼

 [스타트업이 희망이다] 고벤처포럼

 지난 24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세미나실.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더니 저녁 6시가 되기도 전에 공간이 가득 찼다. 20대 초반 풋풋한 대학생부터 5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했다.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거나 자리에 앉아 자료를 유심히 바라보는 등 각자 무언가에 몰두하는 모습이었다.

 이곳은 고벤처포럼 정기 모임이 열리는 자리.

 고벤처포럼은 지난 2008년께 시작됐다. 고영하 전 하나TV 회장이 청년 창업자들과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의견을 나누던 게 모임의 시작이었다. 사업 아이템은 있지만 적절한 투자자를 찾지 못하는 창업 준비생과 자금은 있어도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투자자들이 포럼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다년간 경영 일선에 있던 선배 창업자들도 노하우를 전하기 위해 이곳에 모여들었다. 이 과정에서 포럼은 어느새 200여 명이 참석하는 모임으로 발전했다.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이면 다양한 분야에 포진한 사람들이 약속이나 한듯 모임을 찾는다. 창업 내용이 주가 되지만 특별한 참가 기준은 없다. 관심이 있다면 온·오프 믹스(www.onoffmix.com)에 참석 신청만 하면 된다. 참가비도 따로 받지 않는다. 약 네 시간 동안 열리는 모임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각오와 사람들과 교류에 필요한 친밀감, 그리고 나를 알릴 수 있는 명함만 있으면 된다.

 ‘국대떡볶이’로 유명한 김상현 국대에프앤비 대표는 “시간이 날 때마다 모임을 찾는다”며 “IT와 다양한 영역이 융합되는 최근 추세에 발맞춰 다양한 사업 구상을 해볼 수 있어 좋은 자리”라고 말했다.

 포럼 진행은 크게 △강연 △발표 △5분 스피치 등으로 구성된다. 강연은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한 이들이 나와 경험담을 전한다. 강연자는 고영하 회장이 직접 섭외한다. 분야는 창업이나 기술에 국한되지 않는다. 인문학적 소양이 중요하다는 고 회장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엔젤투자자, 교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전문가 등이 이 자리를 거쳤다.

 이날은 김영한 소셜마케터 대표가 페이스북 활용 상거래 분야에 대해 강연했다.

 김 대표는 “페이스북 사용자 증가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 바꿀 기회가 생겼다”며 “페이스북의 패러다임을 제대로 분석하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물리적으로 떨어진 다른 나라에서 사업하고 싶다면 꼭 그곳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페이스북을 통해 거래를 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

 김 대표는 최근 스마트폰 활용 사업모델을 구상하는 이들도 ‘바이럴 마케팅(입소문을 이용한 마케팅)’의 기회를 페이스북에서 찾을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이어진 발표 시간에는 KT에서 ‘상생 에코 시스템’을, 벤처기업협회에서 ‘정부 엔젤 매칭펀드 설명회’를 소개했다.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활용할 기회가 있다면 이 자리에서 알릴 수 있다.

 포럼의 대미는 5분 스피치 시간이다. 실제 창업 아이템을 보유한 이들이 나와 자신의 모델을 설명하는 자리다. 단 5분만 주어지므로 간결하고 압축적으로 소개해야 한다. 다른 참가자들은 설명을 들은 뒤 협업을 모색하기도 한다. 투자자들도 좋은 투자처를 찾기 위해 귀를 쫑긋 세우고 발표를 경청한다. 최근 소셜데이팅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인기를 얻고 있는 이음소시어스나, 스마트폰으로 광고를 보고 포인트를 모을 수 있는 애드카페 등도 이 자리에서 사업 아이템을 검증받았다. 이날 소개된 업체는 티젠스, 비욘드앱, 모블릭, 케이팝트윗 등 7개. 현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아이템은 질문이 줄을 이었다.

 포럼은 항상 10초 소개로 마무리된다. 참석자들이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이다. 고 회장은 이 시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짧은 소개를 듣고, 자신에게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되면 바로 그에게 찾아갈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이날 포럼을 찾은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은 “젊은 친구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어 좋은 자리”라며 “현장의 목소리가 실제 정책으로 반영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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