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지역은 수도권 다음으로 뿌리산업 관련 기업이 많다.
산업구조나 기반이 탄탄한 것은 아니다. 경쟁력이 취약한 기업수만 많을 뿐이다. 이 지역에는 1230여개 뿌리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68%가 종사자수 20명 미만 영세기업이다. 본래 뿌리산업은 소음과 분진, 악취를 내뿜는 환경오염물질 기업군들이 대부분이다.
최근 뿌리산업에 IT 신기술을 접목하는 리모델링이 시작됐다. 정부는 지난 7월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뿌리산업을 지원할 법적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내년부터 뿌리업종 고부가가치화에 사업비를 본격 투입한다. 금형과 소성가공, 표면처리 등을 주로 하는 영세한 뿌리업종 기업에게는 ‘가뭄의 단비’가 될 것이다.
지난 2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대구경북, 경인중부, 부산경남, 호남광주권 4개 권역 뿌리산업 IT융합기술지원단 성과도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대구에서 열린 대구경북권 뿌리산업발전세미나에서는 지원단과 생기원 대경권본부가 추진한 뿌리산업 지원성과와 향후계획이 발표됐다.
지원단은 짧은 기간이지만 올해 현장애로 기술지도와 인력양성, 분야별 커뮤니티 운영 등의 사업을 진행했다. 뿌리산업 법률이 시행되는 내년에는 자금의 여유를 갖고 뿌리업종과 IT기업 간 협력과 기술혁신 사업을 진행한다.
뿌리산업 리모델링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선 순환적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열악한 작업환경이 IT를 만나 친환경 공간으로 바뀌고, 3D 직종으로 외면 받던 기업에 우수 인력을 유인하는 효과가 있다. 기술지원을 통해 경쟁력이 향상되면 자연스레 매출이 오르고, 이는 새로운 투자를 이끌어내 일자리를 창출한다.
늦은 감은 있지만 내년 시행할 지원법률이 첨단 IT산업에 가려 조명 받지 못했던 ‘산업의 쌀’ 뿌리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 나무도 뿌리가 튼튼해야 풍성한 열매가 열리듯 산업 발전도 기초가 튼튼해야 ‘비바람‘에 흔들림 없이 곧게 성장한다는 이치를 잊어선 안된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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