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초 전력량계 미터링 칩 국산품 나온다

 외산에 의존했던 가정용 전력량계 핵심부품인 미터링 칩이 내년부터 국내 순수기술로 만들어진다. 국내 제조사들의 부품 수급과 가격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한국전력은 삼성전기와 공동으로 저압전자식 전력량계용 미터링 칩 개발을 완료하고 업계 공청회 및 검증을 거쳐 내년 2월께 출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 칩은 전압과 전류신호를 받아 전력사용량을 계산하는 전력량계 핵심 부품이다. 한전과 삼성전기는 지난해 9월부터 각각 11억원을 투입해 E타입(저가형)·G타입(일반형)용 칩 개발에 착수해 G타입은 지난 10월 개발을 완료했으며 E타입은 연말까지 끝낸다는 계획이다.

 이 칩은 텍사스인스투르먼트(TI)사 등 기존 제품에 비해 4배 빠른 32비트 처리속도로 고속연산처리가 가능해 계량·계측 등 정밀도를 향상했다. 전력량계의 간편한 설계를 위해 마이크로컨트롤러(MCU)·디지털신호처리(DSP)·램(RAM)·롬(ROM) 등을 시스템온칩(SoC)화했다.

 업그레이드와 기능 추가 등에 대비해 메모리 확장형 구조로 설계했으며 스마트그리드 환경을 고려해 스마트미터에 적합한 알고리즘을 적용했다고 한전은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향후 이 제품의 생산과 국내외 판매 역할을 맡고 한전은 계기 규격 계정 등 역할을 수행한다.

 국내 시장은 한전이 전력량계를 구매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매출발생은 없지만 구매 단가는 낮아질 전망이다. 해외 시장은 한전과 삼성전기가 공동으로 판매 수익 분을 공유할 방침이다.

 한전 관계자는 “칩 개발로 국내 전력량계 제조업체들에게 원활한 부품 수급과 가격 안정화가 실현될 것”이라며 “한전도 구매단가를 줄이고 전기요금 현실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시장 경쟁력까지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내년부터 전자식 전력량계가 기계식을 모두 대체하면 연간 200만대 정도의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