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입이 크게 줄어 경상수지 흑자가 1년 만에 가장 커졌다.
경상수지는 수출이 전월보다 줄고 수입이 더 많이 감소하는 `불황형 흑자`의 형태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29일 내놓은 `10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는 42억3천만달러로 전월 28억3천만달러보다 49.5% 늘었다.
20개월 연속 흑자행진으로 규모 면에서는 지난해 10월 54억9천만달러 이후 1년 만에 최대다.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수입이 큰 폭으로 줄면서 전월 21억달러에서 36억5천만달러로 73.8% 증가했다.
본선인도가격(FOB) 기준 수출은 전월 472억달러보다 1.3% 줄어든 465억7천만달러, 수입은 451억달러에서 4.8% 감소한 429억3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이 수출보다 4배 가까이 줄어들면서 불황형 흑자의 형태를 띠었다.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 양재룡 부장은 "세계 경기가 부진한데 따른 영향을 받았다"면서 "다만 국내 제품의 국외생산이 급격히 늘어난 원인도 있어 불황형 흑자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 부장은 "정보통신(IT) 제품 등을 중심으로 국외생산 비중이 지난해 말 3.5%에서 올해 1분기 20%, 2분기 36%, 3분기 63%로 증가했다. 국내 수출로 봐야 할 부분이 외국 주재국의 수출로 잡혔다"고 말했다.
서비스수지는 건설서비스 흑자가 축소됐지만, 여행수지가 개선되면서 전월에 이어 균형 수준(0달러)을 유지했다.
본원소득수지는 이자 지급이 줄면서 흑자규모가 전월 5억4천만달러에서 6억4천만달러로 확대됐다.
이전소득수지는 전월 1억2천만달러 흑자에서 6천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금융계정은 전월과 비슷한 44억7천만달러 유출초과를 나타냈다.
직접투자는 국외투자 감소 등으로 유출초과 규모가 전월 21억달러에서 11억3천만달러로 축소됐다.
증권투자는 채권 부문의 유입이 지속하는 가운데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이 순유입으로 바뀌면서 유입초과 규모가 전월 17억7천만달러에서 39억2천만달러로 확대됐다.
기타투자는 은행의 차입 증가 등으로 전월 167억5천만달러 유출초과에서 28억1천만달러 유입초과로 바뀌었다.
통관 기준 수출은 468억2천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8.0% 늘었다. 2009년 10월 -8.5% 이후 2년 만에 최소 증가 폭이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 화공품, 철강제품 등의 수출 증가세가 전월보다 둔화했고, 정보통신기기는 감소로 바뀌었으며 반도체, 디스플레이페널, 선박 등은 감소세를 지속했다.
지역별로는 대(對) 중남미 수출이 전년 같은 달 대비 증가로 바뀌었지만 일본, 동남아, 중국 등은 둔화했고 유럽연합(EU)과 미국에 대해서는 감소로 돌아섰다.
양 부장은 "EU 쪽 수출이 많이 감소한 것으로 볼 때 유럽 재정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427억6천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15.6% 늘었다.
이달 경상수지는 지난달과 비슷한 규모의 흑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