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의인성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 사망자의 감염원으로 지목되고 있는 인조경막 `라이요두라(Lyodura)`의 국내 사용기간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이 제품이 어느 정도 사용됐는지에 따라 보건당국의 조사 규모와 환자 추계 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일단 문제가 된 제품이 1987년 5월 이후 국내 사용이 중단된 만큼 그 이후에 수술받은 환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시점 이후에는 CJD를 유발하는 프리온을 불활성화 처리한 제품이 사용돼 감염 우려가 없다는 게 그 이유다.
하지만 일본의 의인성 CJD 감염사례를 보면 보건당국의 설명과 크게 다르다.
29일 일본 가나자와의과학대학원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신경병리학(Neuropathology) 2009년 10월호에 투고한 논문을 보면 인조경막 제품인 `라이요두라(Lyodura)`는 일본에서 2008년 2월까지 132명의 CJD 환자를 발병시킨 것으로 보고돼 있다.
더욱이 일본에서는 1973년부터 1993년까지 문제의 제품이 뇌수술에 이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질병관리본부의 말처럼 프리온을 불활성화한 `안전한` 인조경막 제품이 국제적으로 통용됐다면 93년까지 문제를 일으켰다는 일본 연구팀의 보고는 설명이 불가능한 셈이다.
일본의 경우 감염에서 발병까지의 잠복기가 짧은 사람은 1.2년, 긴 사람은 24.8년이었으며, 평균 11.8년으로 분석됐다.
국내 모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라이요두라 제품에 대한 유통기록을 정확히 확인하지 않는 이상 안전성에 대해 확신하기 어렵다"면서 "특정시기에 국한해 조사하기보다는 일본의 사례를 토대로 전 시기에 걸쳐 전수조사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2008년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발생하는 국제학술지에 실린 논문을 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린다. 당시 CDC 측은 논문에서 2003년까지 이뤄진 조사 결과 일본에서 라이요두라에 의한 97건의 의인성 CJD를 확인했으며, 그 이후에 35건의 추가 사례를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모 대학병원의 감염내과 교수는 "의인성 CJD 환자를 찾는데 있어 핵심은 라이요두라의 유통상황인 만큼 병원들이 공급받은 물량을 역추적하면 어느정도 규모가 나올 것"이라며 "만약 유통상황 파악이 힘들다면 보건당국이 신경외과 의료진들로부터 의심환자를 넘겨받아 이들 상대로 정밀 추적조사를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