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과 방송 경계가 허물어졌다. 이는 통신과 방송 서비스가 상호 융합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비통신, 비방송 사업자도 얼마든지 통신과 방송 영역을 넘나들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한순간이라도 방심하면 시장에서 퇴출당한다. 변화 속에서 기회를 잡는 기업만이 살아남는 시대다.
과거 통신과 방송은 어느 산업보다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였다. 사업자들은 방대한 인프라와 설비를 바탕으로 ‘그들만의 리그’를 즐겼다.
‘스마트 시대’가 열리면서 이제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는 존재하지 않는다. 통신·방송 네트워크를 이용하던 인터넷·콘텐츠업계는 이제 통신·방송 서비스 자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새로운 기회만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스마트 모바일 혁명 속에서 기존 서비스를 혁신하는 동시에 모바일 앱을 앞세운 신흥 기업의 거센 도전을 이겨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와 반대로 새로운 기회를 찾는 신흥 기업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기존 장벽을 무너뜨려야 한다.
미래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급격한 환경 변화로 정보통신기술(ICT) 전망이 어느 때보다 불투명하지만 분명 이 가운데 새로운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태열 KT 경제경영연구소장은 “내년 ICT 시장에 여러 위협요인이 있지만 4G LTE 서비스 확산, 소프트파워 생태계 발전 등 여러 긍정적인 포인트가 많다”고 말했다.
문제는 긍정적인 포인트를 어떻게 찾는지다. 인터넷·콘텐츠업계는 새로운 기회를 ‘소셜’에서 찾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기존 매스(mass) 커뮤니케이션과는 다르다. SNS는 정보를 얻는 쪽도, 정보를 제공하는 쪽도 서로가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에 쉽게 연관성을 찾아나간다.
이는 다양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거대 유통망을 보유하지 않은 신규, 중소 사업자도 대기업과 유사한 마케팅과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소규모 자영업자도 전국 프랜차이즈망을 갖춘 사업자와 경쟁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라고 소개했다.
통신·방송 전문가들은 새로운 기술에 기반을 둔 신규 서비스가 힘이 될 것으로 입을 모았다. 기존 3G 대비 최고 5배 빠른 4G LTE 서비스는 통신 분야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통신사업자에게 LTE는 정체된 가입자당 월평균매출(ARPU)을 올릴 수 있는 기대주다. 모바일 솔루션업계에는 과거 제한된 속도 때문에 불가능했던 서비스를 현실화할 수 있는 도우미다.
이희연 LG유플러스 서비스개발실장은 “LTE로 음성과 데이터 통신이 융합된 새로운 서비스 환경이 구현되고 모바일 생태계 역시 보다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방송 쪽에서는 3DTV, 초고선명(UHD)TV, 양방향·실감형 서비스가 관전 포인트다. 이들 방송 서비스가 통신, 인터넷 등과 융합하면서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구현할 것으로 점쳐진다.
박상일 방송통신위원회 PM은 “일방향, 닫힌 미디어가 양방향, 열린 미디어로 바뀌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국가와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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