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미래 성장 동력은?’이란 주제로 열린 미래토론에서 전문가들은 내년 국내외 경제상황을 진단하고 새로운 생태계 구축을 위한 지혜를 모았다.
주상돈 전자신문 경제정책부 부국장 사회로 진행된 미래토론에는 △김재홍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 △최재유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융합정책실장 △장석인 산업연구원 산업경제연구센터 소장 △우기훈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해외마케팅본부장 △황철주 벤처기업협회 회장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2012년 국내외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신 부문장은 내년 세계경제 성장세가 3% 중반으로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국가 간 환율갈등 및 무역분쟁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역시 성장 모멘텀 약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경제 화약고로 떠오른 유럽은 재정위기와 경기둔화 이중고 속에 어려운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경제 역시 글로벌 경제와 동조화 흐름을 보이며, 성장률이 3%대로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활력이 뚜렷이 저하되고 소비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원화가치는 완만한 상승 속 변동성을 확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부문장은 “내년 세계경제는 선진국 재정긴축 강화와 신뢰 약화로 더욱 부진한 양상은 물론 경우에 따라 급락도 배제할 수 없다”며 “우리는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양호한 개발도상국에 대한 매출 신장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불황기 수요 감소와 한계기업 탈락 등으로 산업 과점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들에겐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재홍 지경부 성장동력실장은 ‘우리나라 성장동력 산업의 재편과 정부의 진흥전략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과 정부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김 실장은 “우리나라의 수출과 경제를 이끌어온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산업이 계속해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융합과 녹색, 고부가서비스산업’이라는 전 세계적 트렌드에 맞게 변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3가지 트렌드를 반영한 산업 분야로 정부가 2009년 선정한 신성장동력산업 3대 분야 17개 신성장동력을 제시했다. 이를 위한 정부 지원으로 제도 마련, 초기시장 창출, 표준화·인증 등 인프라 구축, 기초원천·혁신주도 기술개발, 맞춤형 인력 양성을 꼽았다.
김 실장은 “기술변화와 융합속도가 빨라지는 즉석경제(Adhoc Economy)시대 경쟁은 개별 제품, 개별 기업, 개별 산업 경쟁이 아닌 산업 생태계 간 경쟁”이라며 “정부도 부문별 정책에서 생태계 자체 경쟁력 강화 정책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재유 방통위 방송통신융합정책실장은 “IT개념이 스마트폰 확산을 계기로 ICT로 변하고 있다”며 “인터넷이 모바일과 결합하면서 인터넷 경제가 재도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산업을 꼽았다. 금융과 게임, 광고 등 이용자 접점을 갖는 모바일 서비스가 성장동력으로 부상할 것이란 분석이다.
최 실장은 “3DTV와 클라우드, 스마트TV, TV전자상거래 등 7대 스마트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경쟁력 있는 IT중소기업 육성으로 선순환 IT생태계를 구축하는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석인 산업연구원 산업경제연구센터 소장은 ‘최근 정부의 미래성장 동력 추진력 확충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장 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신성장분야 본격 진입으로 정책 환경이 급변했다”며 “신성장분야도 새로운 한·중·일 경쟁구도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래 성장동력 여건 변화 핵심을 성장동력 생태계간 경쟁심화로 요약했다. 기술과 품질에서 주도권을 가진 기업이라도 소비자 감성에 소구하는 창의적 기업이 아니라면 생존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장 소장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생태계 발전형 신성장동력 프로젝트’ 10개를 소개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집중적인 민·관 투자가 이루진 그린(Green) 분야와 창의적 민간기업 주도로 글로벌시장 선정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IT&소프트(Soft) 분야, 고령화 사회 도래로 그 중요성과 성장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라이프(Life) 산업 분야 등이다.
그는 “이번에 선정한 10개 프로젝트는 각 분야 기술 상용화 및 산업화는 물론, 창의적인 중소기업 참여와 성장을 통해 건전한 산업생태계 활성화를 타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중소·중견기업과 신생기업을 위한 선순환 생태계조성 차원 발전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기훈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해외마케팅본부장은 ‘무역 1조달러 시대의 수출확대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우 본부장은 “내년 국내외 경제는 신흥시장과 미래산업 대상으로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며 “신규시장 창출과 중소·중견기업 수출비중 확대, 미래 성장동력 수출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점 추진전략으로 신흥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차별적 한류 활용, 국가별 유망 분야 진출을 꼽았다. 중소중견기업 수출 확대를 위해 동반진출지원센터 운영, 자가 브랜드 마케팅 지원을 제시했다. 또 서비스산업 글로벌화를 위해 신성장사업처 신설 등을 꼽았다.
황철주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벤처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황 회장은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한 대한민국 성장동력은 모방을 통한 개선이었지만 5만달러 달성을 위해선 창조와 혁신이 필요하다”며 “쫓아가는 사람이 아닌 앞서가는 사람이 미래 사회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소득 5만달러 진입을 위한 벤처의 역할로 노동생산성 확대, 글로벌 기업과 맞설 수 있는 창조적 명품기술 개발, 해외시장 확대 등을 꼽았다.
황 회장은 “내년 세계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벤처기업에겐 오히려 기회”라며 “벤처기업이 창조적 명품 개발로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스스로 도약을 이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