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For All]도로도 똑똑해진다

스마트 하이웨이 전경
스마트 하이웨이 전경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앞에서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속도를 줄인다. 고장이 난 것 같다. 그러자 ‘삐’ 하는 경고음이 당장 운전자의 귀를 때린다. 앞선 화물차에서 싣고 달리던 짐이 떨어져도 마찬가지다.

 국토해양부가 지난달 29일부터 2일까지 4일간 중부내륙고속도로 내 한국도로공사 여주시험도로에서 진행한 ‘스마트 하이웨이’의 모습이다. 고속도로에 첨단 IT와 자동차 기술을 융합해 만들어졌다.

 이 도로는 시속 180㎞ 주행환경에서도 차량이 통신기기로 작동할 수 있는 웨이브(Wave) 무선통신체계를 갖췄다. 차량과 차량, 차량과 기지국 간 응답 속도가 0.1초에 불과한 통신이 가능한 차세대 규격이다.

 스마트 하이웨이에선 지난 2006년 서해대교 29중 충돌사고와 같은 짙은 안개 때문에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대형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전방 차량의 급정차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1㎞ 장거리에서 앞차가 멈춰서도 경고음을 내 알려준다. 고속도로 CCTV 화면을 차량 내에서 볼 수 있어, 어떤 상황인지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운전자 스스로 다른 차에 경고를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차량 내 스크린에 비상 버튼이나 고장 버튼을 누르면 자동적으로 다른 차량과 기지국에 신호가 전달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주말이나 명절 연휴 때마다 반복되던 ‘톨게이트 정체’도 크게 줄일 전망이다. 별도의 정차 없이 무선 요금소가 설치된 기지국을 통과하는 것만으로 통행료가 결제된다.

 정부는 2015년까지 이러한 스마트하이웨이를 상용화해 고속도로 사고를 절반 이하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고상근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는 “미래 자동차는 양방향으로 교통정보를 커뮤니케이션해 모빌리티를 구성하는 새로운 자동차가 될 것”이라며 “기존 GPS나 하이패스는 단지 일부분에서만 차량 네트워크를 지원한 것으로 새로운 컨셉트의 카 2.0을 구현하기 위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