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녹산산업단지 입주기업인 성일에스아이엠(대표 우양호)은 석유 송유관, 가스 배관망, 해수 담수화 시설, 발전소 등 각종 플랜트 시설에 들어가는 고주파 벤딩(bending) 파이프 전문 제조업체다. 벤딩 파이프는 배관망 연결 부분에 들어가는 굴절형 파이프로 고주파를 활용해 엿가락 처럼 휘도록 만든 제품이다.
지난 2009년 정부에서 신기술(NET) 인증을 받았다. 고주파 벤딩 파이프는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 대량 수출되고 있다. 국내 석유 송유관과 천연가스 배관망에도 이 회사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성일에스아이엠은 발전소에 들어가는 가스터빈 연소실용 고온부품과 조선 배관제작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여러 원자력 발전소에 가스터빈 고온부품을 공급했다. 가스터빈용 고온 부품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경부로부터 은탑 산업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성일에스아이엠은 부산 특화산업인 플랜트 분야 미니 클러스터 회원사다. 우양호 대표는 70여개 회원사로 구성된 플랜트 미니 클러스터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우 대표는 “부산 녹산산업단지에는 플랜트 관련 업체들이 많다”며 “지난해 플랜트 미클을 발족, 다양한 네트워킹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 대표는 가스 배관시설 등에 균일한 압력을 유지해주는 정합기를 개발하면서 산단공으로 부터 자금지원을 받았다며 내년부터 이 제품을 본격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일은 해양플랜트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심해 시추선이나 해양 석유배관망 등에는 고압에 견딜 수 있는 배관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플랜트 미클 주도로 진행된 신기술 동향 세미나를 통해 고급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것도 미클 활동의 장점이라고 우 대표는 말한다.
우 대표는 원자력 산업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원전 사태로 원자력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지만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선 원전 확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 대표는 “부산 지역에는 원자력 관련 부품 업체들이 많다”며 “원자력 관련 업체를 중심으로 원자력 서브 미니 클러스터 설립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부산 명동 지구에 원자력 산업단지를 민간기업 주축으로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미 부산시로부터 산업단지 개발을 추진할 SPC 설립 인가를 받아놓은 상태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