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클러스터 사업이 한국경제의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단순한 생산기지 역할만을 담당하던 전국의 산업단지들이 창조와 혁신의 전진기지로 진화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클러스터 사업은 산업단지 내 기업 및 기관들 간 네티워킹에서 탈피해 이제는 산업단지 클러스터 간 네트워킹으로 외연이 확대되면서 점차 광역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 클러스터 개념=산업 클러스터란 기업과 대학, 연구소, 지자체 등의 기관들이 상호 작용을 통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창출하는 결집체(그룹) 혹은 그러한 활동이 지리적으로 근접해 발생하고 있는 지역을 말한다.
클러스터 논의를 대중적으로 확산시킨 미국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포터 교수는 “특정 분야에 있는 상호 연관된 기업체, 특화된 부품 공급자, 서비스 공급자, 관련 사업의 기업체, 대학, 연구소, 협회 등이 함께 모여 경쟁 또는 협력하는 지리적 집중체”라고 정의하고 있다.
산업 클러스터의 직접적인 효과는 기업경영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데 있다. 산업 클러스터에 속해 있는 기업들은 기업경영에 필요한 공급자, 기업지원 서비스, 노동력 등 투입요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보다 낮은 비용과 높은 품질의 투입 요소를 빠르게 조달할 수 있다. 수평적 혹은 수직적으로 연관된 기업과 지원기관들이 특정지역에 모여있기 때문이다.
네트워킹을 통한 혁신도 산업 클러스터의 형성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다. 연구개발, 마케팅,공정, 사업모델 혁신 등 기업의 전 분야에 걸쳐 혁신 활동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혁신에 필요한 암묵적 지식과 노하우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산업단지 클러스터 육성 방안=정부는 산업구조 고도화 및 지식기반 산업화 등 산업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국가경제의 핵심 거점으로서 지속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생산 중심의 산업단지를 국가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산업 클러스터로 육성하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정책의 일환으로 산업단지 혁신 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했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우리 산업단지가 성장 한계점에 도달한 게 가장 큰 원인이다. 혁신 클러스터 사업을 통해 단순한 생산 중심의 산업단지를 창조와 혁신이 선순환되는 혁신 클러스터로 육성하겠다는 의도다.
첫 시작은 지난 2005년이다. 정부는 2005년 4월 구미(전자), 창원(기계), 울산(자동차), 반월·시화(부품소재), 광주(광산업), 원주(의료기기), 군산(기계·자동차 부품) 7개 산업단지를 클러스터 사업 시범 사업 지역으로 지정했다. 지난 2007년 11월에는 클러스터 사업의 성과 확산을 위해 남동(인천), 명지녹산(부산), 성서(대구), 대불(전남), 오창(충북) 5개 산업단지를 추가로 지정했다. 작년 2월 정부는 ‘산업집적지 경쟁력 강화사업’ 확대 개편 세부 실행방안을 고시해 기존 12개 단지 중심에서 광역경제권에 맞춰 190개 단지로 확대했다.
입주기업의 활동 반경이 산업단지 외부로 확대되고 각 산업단지 혁신 역량이 강화되면서 클러스터 사업의 범위를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2010년 이후 우리나라 클러스터 정책은 광역 클러스터 사업으로 진화 발전했다. 지난 2005년 이후 클러스터 사업에 쏟아부은 총사업비는 4000억원에 달한다.
산업단지 클러스터 사업의 단계별 추진 전략은 △형성기(2005~2008년, 산업 클러스터 구축) △성장기(2009~2012년, 클러스터 네트워크 활성화) △자립기(2013~2016년, 자생적 혁신 클러스터 구축)로 구분된다.
◇산업단지 클러스터 사업의 성과=지난 2005년부터 6년간 클러스터 사업을 통해 산업단지에 입주한 중소기업에 다양한 지원활동이 이뤄졌다. 총 4800여개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1만여건의 애로과제를 발굴해 지원했다. 기업 애로과제 지원건수의 76.4%를 정부 R&D 사업에서 소외되기 쉬운 50인 이하 소기업을 중심으로 지원했다.(표1 참고)
상시 근로자 300인 이하 중소기업 지원 비율은 97.3%에 달한다. 그만큼 클러스터 사업이 중소기업을 위한 산업 정책으로 자리잡았음을 의미한다.
클러스터 사업의 R&D는 통상 사업 기간 1년 이하, 국비 지원금 1억원 이하의 현장 맞춤형 소형 기술개발과제로 중소기업의 접근이 용이하다는 특색을 지니고 있다. 산업단지내 많은 영세 중소기업들이 클러스터 사업을 통해 국가R&D에 대해 생애 첫 경험을 하고, 경험을 통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타 정부 사업의 중·대형 R&D에 참여하고 있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중소기업들이 클러스터 사업의 R&D를 선호하는 이유는 사업 수행기관인 한국산업단지공단이 현장 가까운 곳에서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는데다 R&D 과제 기획 및 작성이 관련 산학연협의체와 산업단지공단이 맨투맨(Man-to-Man) 방식으로 코디네이팅 서비스를 제공하기때문이다.
또 개별 중소기업 단독과제가 아니라 지역내 산학연 공동협력과제 위주로 지원함으로서 중소기업의 사업수행 부담감을 덜어 준 것도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1회성 과제 공모(톱-다운)형 사업이 아니라 연중 수시 과제 발굴(바텀-업)형 사업으로 추진한 게 주효한 셈이다.
◇미니 클러스터(MC) 사업의 활성화=산학연협의체(미니 클러스터)사업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도 우리나라 산업단지 클러스터 활동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다. 현재 전국 산업단지내에 77개 소규모 미니 클러스터(미클)가 구성 및 운영되고 있다.(표3 참고)
미니 클러스터는 입주기업간 다양한 공동 이익을 달성하기위한 자율적 협력 네트워킹 생성으로 자발적인 클러스터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미니 클러스터 참여 기업들의 성과는 생산, 고용,수출 등 지표에서 확인되고 있는데 사업 참여 기업들의 생산, 수출, 고용 증가율은 전국 산업단지 대비 4.5배, 8.9배, 4배 높게 성장하고 있다. 참여 기업들의 만족도도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 2005년 80% 수준이던 만족도가 지난 2010년 83.9%로 높아졌다.
<표1>〈기업규모별 클러스터사업 과제지원 현황〉
<표2>〈연도별 과제지원 건수 및 지원기업 수〉
<표3>미니클러스터 구성 규모 및 참여회원 현황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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