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해외서 달러 조달 정부에 제안

유사시 국내에 자금 들여와 `안전판` 역할도

해외투자 규모를 늘려가고 있는 `큰 손` 국민연금이 투자에 필요한 달러를 해외에서 조달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안했다.

이는 해외투자 규모가 국내 환율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해외에서 저비용으로 빌린 달러를 들여옴으로써 국내 외환시장의 `안전판`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6일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해외 투자를 위한 달러를 국내 외환시장이 아닌 국외에서 조달하는 방안을 정부측에 제의했다"며 "현재 보건복지부 및 기획재정부와 실무 차원의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전 이사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고 협의를 더 진행해야 하지만, 원칙적으로 정부도 환영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연금의 전체자산규모는 4-5년 안에 500조원, 10년쯤 후에는 100조원까지 늘어나게 되는데, 해외투자 비중을 4-5년 후 20%, 10년 후 30%까지 확대하면 국민연금 해외투자 규모가 현재 외환보유고 수준이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해외투자 규모가 커진 뒤에도 투자를 위한 외환 조달을 국내에서 하면 외환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되는 만큼,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해외 조달창구가 필요하다는 게 전 이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해외투자를 하려면 적절한 타이밍에 충분한 외화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면서 "그런데 적절한 투자 타이밍이라는 것이 경제위기 등 국제금융시장 여건이 도전적일 때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국내 외환시장 상황도 좋지 않아 부담을 줄 수 있고 자금조달 비용도 커질 수 있다는 게 전 이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해외에서 저비용으로 조달한 자금 일부를 국내 외환시장에 들여올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면 유사시 국내 외환시장 안정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