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섭(統攝)’은 분야를 뛰어넘는 지식과 경험, 연구를 뜻한다. 미래는 이 같은 통섭형 인재가 지배하는 세상이 될 것이다.”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는 지난해 1월 아이패드를 출시하는 자리에서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점에 애플이 있고, 애플이 세계적인 IT기업들의 기술을 압도할 수 있는 힘은 인문학에서 나온다”고 했다.
크리스텐센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도 “애플 제품들은 통섭형 연구개발의 전범(본보기가 될 만한 모범)”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스티브 잡스를 키우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공학교육이 시작됐다. 공학에 인문학을 접목, 글로벌 IT를 주도할 통섭형 창의인재를 양성하는 혁신적 교육프로그램이 포스텍에서 시도된다.
지난 7월 지식경제부의 IT명품인재양성사업에 선정된 포스텍-한국뉴욕주립대의 미래IT융합연구원(아이랩·원장 정윤하)이 내년부터 창의IT융합공학과를 통해 창의인재양성에 본격 나선다.
◇인재양성 1681억원 투자 ‘파격’=아이랩에 향후 10년간 교육과 연구에 정부지원금 500억원을 포함해 1681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예산이 투자된다. 포스코 등 포스코 패밀리사가 860억원을, 삼성전자와 LG, SK텔레콤 등 민간기업 25개사가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을 투자한다.
모든 학생들에게 전액 장학금이 지급되고, 숙식과 생활비까지도 지원한다. 포스텍 학생 1인당 투자비가 6700만원 수준인데 비해 창의IT융합공학과 학생 1인당 투자비는 1억2000만원으로 두 배나 높다.
IT관련 국내 대기업들조차 통섭형 인재 양성 과정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투자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자기주도적 교과과정=아이랩은 창의IT융학공학과를 통해 포스텍의 IT분야 전문성과 연구경험에 뉴욕주립대의 인문 및 영어교육을 융합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2학년과 3학년에서는 융합교육과 전공과목에 대한 심도 있는 교육이 준비돼 있다.
학부 3년제와 석·박사 통합과정의 대학원 3년제 등 6년제다. 25세면 박사학위를 딸 수 있다. 물론 포스텍과 뉴욕주립대 복수학위제로 운영된다.
교육방법도 기존 주입식 교육에서 완전히 탈피해 ‘자기개발계획서(PGS:Personal Growth Statement)’를 활용한 자기주도적 교과과정으로 진행된다.
내년 3월부터 학부의 공식 학기가 시작되지만 입학생 등록이 끝난 후 이달 말부터 두 달간 원어민 교사를 통한 영어몰입교육이 시작된다.
학부 1학년 2학기부터는 뉴욕주립대로 6개월간 연수를 보내 인문학적 소양 교육과 영어교육을 집중적으로 진행한다.
◇스마트 솔루션 분야 집중 교육 및 연구=창의IT융합공학과는 학자(교수)와 벤처CEO 창업, 대기업 취업 등 학생들을 세 가지 트랙으로 나눠 차별화된 교육을 진행한다. 핵심 연구 및 교육 분야는 휴먼웨어 컴퓨팅과 지능형 로봇, U헬스, 지능형 융합자동차, IT나노 융합디바이스, 라이프 다이나믹스(Life Dynamics), HiT i-스쿨 등 7대 분야다.
10년 내 세계 3대 연구소 진입을 위해 공학과 인문 분야 교수 20명을 이미 확보했다. 5명은 뉴욕주립대 교수이며, 국내 교수 15명 중 11명은 IT분야, 2명은 인문, 2명은 산업분야 교수이다.
창의IT융합공학과에 대한 관심은 지원률에서도 드러났다. 지난 10월 첫 입학생 모집에서 20명 모집정원 369명이 지원, 18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파격적인 혜택과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지원율로 나타난 것이다.
<기존 공학교육 방식과 IT명품인재양성 교육 방식의 차이점>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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