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국내 IT산업을 살리는 길

[ET단상]국내 IT산업을 살리는 길

 이중현 더존비즈온 부사장 sunbi@duzon.com

 

 지난 10월말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02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지식경제부가 ‘공생발전형 SW 생태계 구축전략’을 보고했다는 뉴스가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주요 전략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업은 공공부문 참여가 전면적으로 제한된다는 방침이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상호출자 기업들 가운데 자산총액의 합계가 5조원 이상인 재벌 기업들을 지칭한다.

 정부는 2013년 법 개정을 통한 전면 제한 전까지는 현행 대기업 참여 하한제를 보다 강화해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매출 8000억원 이상 대기업은 40억원, 8000억원 미만은 20억원 이하 사업에 참여할 수 없는데, 이 기준이 각각 80억과 40억으로 상향 조정된다.

 현재 국내 IT서비스 시장 규모는 연간 7조원가량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30%를 공공부문이 차지하고 있다. 그 중 소위 빅3라 불리는 삼성SDS, LG CNS, SK C&C가 공공 부문 시장을 70~90%까지 점유하고 있었다. 대기업 계열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의 파워를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는 SW생태계를 건강하게 바로잡고 중소기업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이번 정책 시행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IT기업에 몸담고 있는 일원으로서 ‘공생발전형 SW 생태계 구축전략‘이 중소IT기업 성장에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IT산업의 환경 속에서 정부가 국내 중소SW업계에 관심을 가지고 그 육성 방향을 고민한다는 시도 자체만으로도 매우 반가운 심정이다.

 세계적으로 IT산업은 빠르게 변화하는 동시에 성장하고 있다. 애플이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손꼽히며 고공 행진하는 이유 역시 ‘매킨토시’를 시작으로 ‘아이폰’ ‘아이팟’, ‘애플TV’ ‘아이클라우드’까지 고도의 기술이 융합된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 선보이는 등 빠른 진화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만약 애플이 한가지의 비즈니스 영역에만 국한해 경영해 왔다면 혹독한 IT 시장에서 오늘날과 같은 위치를 확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국내 SW업체들 역시 이러한 세계화의 트렌드에 발맞춰 새로운 수익 모델을 다각도로 창출해 나가고 있다. 국내 전사자원관리(ERP) 시장에서 독보적인 시장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는 더존비즈온은 최근 모바일 앱, 클라우드 서비스 등 신규 정보기술이 융합된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9번째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사업자로 확정돼 전자문서 생성, 관리, 유통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향후 ‘D-클라우드 센터’, 공인전자화 작업장(신뢰스캔센터) 등 유관 시설 기반과의 연계를 통해 고객들에게 올인원(All-in-One)서비스를 제공하며 이용의 편의성을 극대화 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자사의 강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사업 간 융합을 통해 기술과 서비스 혁신을 창출하는 모범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

 ‘융합’은 현 시대를 보다 편리하고 풍요롭게 해주는 혁신적인 지식의 사슬이다. IT기업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시대적 전략으로 이를 활용해야 할 것이다. 안정화된 기존 사업에 머물지 않고 기술력 증진 및 융합을 통한 서비스 혁신으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국내 SW기업의 미래상은 바로 여기에 있다.

 공생발전형 SW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의 정책과 기술 융합을 통한 IT기업의 끊임없는 자가 발전, 이 같은 사회의 고민과 조력, 기업의 노력이 조화롭게 지속되어갈 때 중견·중소 SW기업이 부흥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IT산업 발전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