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가 자사 모바일 운용체계(OS)인 웹OS를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헌정하겠다고 밝혔다. 적절한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궁여지책이라는 것이 외신들의 분석이다.
9일(현지시각) HP는 보도자료를 통해 “웹OS 개발과 지원 활동을 계속 할 계획”이라면서 “웹OS의 혁신적인 플랫폼과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개발력이 결합되어 차세대 단말기의 웹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에 큰 진전을 이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HP는 웹OS를 어떤 식으로 오픈소스 커뮤니티와 공유할 것인지를 밝히진 않았다. 자유롭게 사용하되 폐쇄 프로젝트용으로 커스터마이징은 허용하지 않는 GPL 방식일 것인지, 라이선스 가이드라인에 따라 사용하게 하는 BSD/MIT 오픈소스 라이선스 방식일 것인지, 또는 MS와 같이 좀 더 엄격한 소스 공유 방식일지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애플인사이더는 “HP의 웹OS의 오픈소스화 결정에 이 기술을 사용하거나 관심을 가질 기업, 개발자들이 많을 것”이라며 “하지만 HP가 어떤 방식으로 오픈소스화할 것이냐에 따라 외부 개발자들의 접근이 크게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또 HP는 가까운 미래에 웹OS용 엔요(ENYO) 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도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엔요 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는 웹 애플리케이션을 유연하고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애플 아이패드 테스팅에 적용되었다는 소문이 있다.
HP는 약 1년 6개월 전인 2010년 봄에 웹OS의 팜을 12억달러에 인수했으며 지난 8월 저마진을 이유로 PC사업부, 팜사업부를 구조조정한다고 밝혔다. 당시 PC사업부는 분사 혹은 매각하고 팜사업부에 대해선 웹OS만 남기고 단말기 제조는 하지 않겠다는 잠정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HP이사회는 CEO를 경질하고 메그 휘트먼 신임 CEO를 임명했으며 새 CEO 체제에서 약 3개월 동안 다시 심사숙고했다.
이에 따라 지난 11월 PC사업부는 분사에 드는 비용과 리스크가 더 크다는 이유로 존속시키기로 결정했으며 모바일 사업은 MS 윈도8에 밀착할 것이라는 언급을 한 바 있다. 당초에는 소프트웨어(웹OS)를 남기고 태블릿PC 하드웨어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었지만 신임 CEO 체제에서는 소프트웨어를 포기하고 하드웨어 단말기 사업을 지속하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실제로 이번 보도자료 발표 이후 메그 휘트먼 HP CEO는 웹OS 기반 태블릿PC 신제품을 2013년경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2012년 윈도8 발표에 따라 HP의 태블릿PC 사업이 윈도8에 집중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메그 휘트먼 CEO와 마크 앤더슨 HP 이사는 이날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전환함으로써 다양한 제조사들이 웹OS를 운용체계로 하는 태블릿PC를 내놓을 것”으로 주장했다. 하지만 HP에서의 웹OS 기반 태블릿PC는 빨라도 2013년경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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