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면 시행되는 대기업들의 임원 승진 인사는 신분 상승은 물론 다양한 물질적 혜택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기회다.
승진자는 연봉이 크게 올라갈 뿐 아니라 골프회원권, 법인카드, 승용차 등도 받게 된다.
그러나 매년 재계약을 해야 하는 `임시직`이어서 고용 측면에서는 오히려 불안해진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할 경우 연봉이 100% 인상된다. 임원 승진에 실패한 부장과의 연봉 격차가 단숨에 2배로 벌어지는 것이다.
LG그룹은 또 상무에게는 성과급의 부여폭을 확대해 성과가 좋을 경우 훨씬 많은 성과급을 챙길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아울러 전 임원에게 골프회원권을 주고 법인카드도 사용하게 해 주며 휴대전화와 휴대전화요금 지원은 기본이다. 항공편으로 출장을 갈 경우 비즈니스클래스 이용이 가능하며 본인은 물론 배우자까지 정밀 종합건강검진을 받게 배려한다.
상무는 3천cc급 이하의 승용차도 받게 돼 자가용 운전에 따른 비용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전무는 3천500cc급 차량을 지원받고 부사장과 사장은 각각 4천cc급, 5천cc급 차량을 배정받는다.
삼성그룹에서도 상무로 승진하는 순간부터 신분 상승을 실감하게 된다.
상무에게는 3천cc이하급 승용차가 지원되고 기름값, 보험료 등 유지비도 회사가 부담해 주며, 특히 대외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상무에게는 골프회원권도 준다.
연봉도 크게 올라 초임 상무의 경우 1억5천만원 가량을 받게 되며, 여기에다 연봉의 최고 50%까지 주어지는 초과이익분배금(PS)을 더하면 2억원을 가볍게 넘는 경우도 나온다.
그러나 임원에게 각종 혜택만 주어지는 게 아니다.
임원들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리게 되고 1년 단위로 하는 재계약에 실패하면 회사를 떠나야 한다. 드물기는 하지만 실제로 상무 승진 1-2년만에 회사를 떠나는 경우도 있다.
또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무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통상 6-7년의 상무 시절을 보내야 하는데 이 시간이 지난 뒤에도 승진 통보가 없으면 거취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임원에게는 많은 혜택이 주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언제든 회사를 떠날 수도 있는 임시직"이라면서 "그만큼 권한과 책임이 막중해 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