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지역 전자무역 싱글윈도 시스템 구축을 위한 콘퍼런스가 라틴아메리카 경제체제(SELA) 주관 하에 최근 페루 리마에서 개최됐다.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은 호세 루이스 실바 페루 통상관광부 장관 초청으로 한국 전자무역 싱글윈도 구축 성공사례를 발표했고, 중남미 국가들의 전자무역 기반 구축방안과 위험관리, 상호호환성 등 관련 이슈에 대해 논의했다.
실바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KTNET과 함께 페루의 전자무역 싱글윈도 구축을 선언했다. 동석한 까를로스 차관은 이런 시스템 구축과 한-페루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통해 페루가 중남미의 허브(중심) 국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미주개발은행(IDB) 라파엘 꼬르네호 무역원활화 국장은 아시아 국가 간 전자무역 기반 구축을 위한 범아시아전자상거래연맹(PAA)에서 보여준 KTNET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한국의 전자무역 기반 구축 모델이 중남미 국가들의 무역진흥과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리나라는 수출이 500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규모 1조달러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1964년 수출 1억달러, 무역규모 5억달러를 기록한 이래 47년 만에 수출 5000배, 무역규모 2000배가 늘어났다. 이런 성과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중남미 여러 국가도 그 가치를 인정했듯 우리나라가 무역의 전 과정을 전자화한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국가라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인구 세계 26위, 국토면적 108위에 불과한 우리나라가 독립한지 65년 만인 2010년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의장국으로서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이해관계 조정과 위기극복의 해법을 제시한 역사적인 사건이 이뤄진 후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또 미국과 FTA 협상 타결 이후 EU, EFTA 등 세계 7개 지역 및 45개 국가와 FTA를 체결하는 등 경제영토를 확장함과 더불어 무역을 통한 지속가능한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이룰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많은 것을 기대하게 한다.
이제 우리나라는 무역규모 1조달러 시대를 넘어 2조달러 더 나아가 10조달러 시대를 향한 청사진을 그려나가야 할 때다. 우리보다 앞서 무역규모 1조달러를 달성했던 8개 나라 가운데 작년 기준 이를 유지하는 나라는 미국, 독일, 일본, 중국, 프랑스, 네덜란드 6개 국가뿐이다.
이 중 네덜란드는 인구 세계 60위, 국토면적 135위로 우리나라 보다 작지만 부강한 무역대국이다. 네덜란드는 과거 중상주의 시대부터 이미 무역으로 크게 부흥했으며 1602년 동인도회사를 설립한 이래 17세기를 네덜란드의 황금시대라 부를 정도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당시 세계를 누비던 네덜란드 상선들 중에는 우리나라와 일본 해안에서 난파당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 당시 대외문호를 개방한 일본은 제국주의 시대 주인공으로 세계무대에 등장했고, 쇄국정책을 펼친 우리나라는 식민지로 전락하는 뼈아픈 역사를 경험했다.
중상주의 시대에 무역을 통한 국부창출을 위해 식민지 쟁탈전이 치열했다면, 오늘날은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FTA 체결을 통한 경제영토 확장 경쟁이 이를 대신한다.
대외무역 의존도가 90%에 육박하는 우리나라는 FTA 확대를 통해 무역 강국으로 나아가야 하며 더이상 역사의 과오를 답습해서는 안 된다. FTA로 경제영토를 급속히 확대했고, 서울 G20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한 것을 계기로 세계 유일의 전자무역 기반 구축 국가라는 이점을 살려 무역 G7 시대를 선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윤수영 한국무역정보통신 대표이사 sooyoung@ktnet.co.kr